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던 시각 장애인이 겪은 일화
임산부 배려석에서 이어폰을 꽂고 앉아 있던 남성이 되레 임산부에게 사과를 받은 사연이 재조명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각 장애인 남성이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서 겪은 사연이 화제가 됐다. 게시글에는 1년 전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OneshotHansol'에 올라온 영상이 담겼다.
당시 영상에서 원샷 한솔은 시각 장애를 앓고 있는 한빛맹학교 수학 선생님 안승준 씨를 초대했다. 두 사람은 시각 장애인이 겪는 일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승준 씨가 최근에 지하철에서 겪은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얼마 전에 지하철 자리에 앉아서 넷플릭스를 귀에 끼고 있었다"며 "노이즈 캔슬링을 하는 순간 시각 장애인은 모든 세상과 단절이다. 앞에서 소리를 질러도 모른다"고 말했다.
"죄송하다", "아니다 제가 더 죄송하다" 서로 사과한 두 사람
그런 승준 씨를 누군가 툭툭 쳤다고 한다. 곧바로 노이즈 캔슬링을 풀어봤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고 다시 노이즈 캔슬링을 했다고.
승준 씨는 "누가 또 쳐서 '누구세요?' 했더니 '제가 앉아도 될까요?' 하더라"며 "딱 들으니 목소리가 약간 임신한 (사람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어나면서 '죄송합니다. 제가 시각 장애인이라서'라고 하면서 지팡이를 꺼냈다"며 "(앉은 곳이 임산부 배려석이라는) 느낌이 왔다"고 밝혔다.
그런데 승준 씨가 지팡이를 꺼내며 일어나자 되레 임산부가 더 놀랬다고 한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서로 "죄송하다", "아니다 제가 더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민망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옆에 있던 승객들도 "새댁이 앉아라", "장애인이 앉아야 한다"고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승준 씨의 사연을 들은 원샷한솔은 "앉아 있던 사람이 장애인이니까 뭐라 할 수도 없고"라며 "저도 두 사람이 앉아 있고 가운데가 비어 있으면 다른 사람 무릎에 앉을까 봐 겁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유쾌하게 일화를 털어놨지만 일반인들은 절대 겪지 못할 고충을 일상 속에서도 겪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생각지도 못했다", "시각 장애가 있으면 배려석을 모르겠구나", "임산부도 당황했을 것 같다", "서로 사과했다는 게 너무 웃기다", "유쾌하게 말했지만 얼마나 당황했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