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는 즐기면서도 술을 잘 마시지 못해 안주만 먹는 친구들, 분명 주변에 있을 것이다.
혹은 자신이 이런 '알쓰'일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술 한 방울도 입도 안 댄 이들도 술값을 내야 할까. 주당과 비(非) 주당 사이에서 불거진 문제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구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여대생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고등학교 동창 모임을 한다고 하기에 참석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장소는 어느 호프집이었다.
성인이 됐지만, A씨는 워낙 몸에서 받지 않는 탓에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생이 된 이후 친구들 모임은 대개 술집이었고, 빠지기도 애매해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
첫 잔으로 한 잔만 받아놓고, 친구들이 술을 마시는 동안 A씨는 콜라 한 잔과 물만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취하지 않아도 자리는 즐거웠다.
문제는 모임이 파하고 계산할 때였다. A씨는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친구들이 당연한 듯 더치페이를 요구한 것이다.
n분의 1이 억울했던 A씨는 친구들에게 계좌이체해주겠다고 한 뒤 집으로 돌아왔지만 계속 생각해봐도 그 돈을 낼 이유를 몰라서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A씨는 "3시간 30분 동안 4명이서 8병 마셨고, 친구 중 한 명이 특이한 거 먹고 싶다고 과일소주까지 시켜서 안주 빼고 술값만 48000원 나왔다. 난 2천 원짜리 콜라 한잔 마셨는데 졸지에 16000원을 더 내게 생겼다. 꼭 내야 하는 거냐"라며 하소연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격렬한 논쟁이 펼쳐졌다. 글을 작성한 A씨가 쪼잔하다는 의견과 더치페이를 요구한 친구들이 문제라는 의견으로 갈린 것이다.
해당 글에 댓글을 남긴 이들 중 일부는 친구들을 비난한 A씨에 대해 "술 먹는 분위기를 즐긴 자릿값이라 생각하라"며 "먹는 것 가지고 치사하게 그러느냐"고 지적했다.
또 술을 마시는 입장에서도 술자리인데 술을 마시지는 않고 안주만 축내는 사람이 반갑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반대 목소리도 컸다. 일부 누리꾼은 "한 잔도 안 마셨는데 술값 내라는 것은 놀부 심보나 다름없다. 술 못 먹는 것도 억울한데 친구들이 먹은 술값까지 내라는 건 배려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신이 '주당'이라면, 술을 한 잔도 안 먹는 친구에게 n분의 1을 요청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