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6일(일)

편의점서 '열사병'으로 쓰러진 기초생활수급자... 병원 14곳 '뺑뺑이' 돌다 끝내 숨졌다

열사병으로 쓰러진 남성, 병원 14곳서 거부당해


인사이트JTBC


지난달 무더위에 오랫동안 노출된 기초생활수급자가 열사병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결국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8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냉장고 속 음료를 꺼내던 사람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대원이 오전 11시 3분쯤 현장에 도착 의식을 잃고 쓰러진 40대 A씨를 구조, 병원 14곳에 문의했으나 수용을 거부당하고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에 따르면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이 A씨의 체온을 측정했을 때 이미 체온은 40도에 달해 있었다. 이는 열사병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근처 집으로 가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구조대원들은 그가 혼자 집에 있기에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병원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소방 관계자는 "집 입구부터 50cm 이상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집안 내부도 시원하지 않았다"며 A씨의 생활 환경이 열사병에 취약한 상황임을 설명했다. 


병원 도착까지 1시간 34분 걸려... 결국 사망


구조대는 A씨를 구급차에 옮긴 후 14곳의 병원에 이송을 문의했으나 모든 병원에서 수용을 거부당했다. A씨는 1시간 34분이 지난 오후 12시 37분에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했으나 열사병 진단을 받은 직후 숨을 거두고 말았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전해졌다. 스스로 건강을 돌볼 여유가 없었으며 술에 의지해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온열 질환자는 2004명에 달하고 이 중 19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온열 질환은 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증상을 방치할 경우 생명에 위협하는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온열 질환자 대부분은 생계유지 능력이 없거나 생활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 노인 등 사회적 약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가 발령될 경우 더운 시간대 활동을 줄이고 물을 자주 마시며 샤워를 자주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