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금메달 땄는데도 기쁨 감춘 박태준... 부상 당한 상대 살피고 부축하며 시상대 올랐다

8년 만에 금메달에도 상대부터 살핀 박태준


뉴스1뉴스1


박태준의 '금빛 발차기'에 힘 입어 한국 태권도가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박태준은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를 만났다.


이날 박태준은 세트 스코어 2-0(9-0 13-1)으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가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그는 1라운드 시작 6초 만에 2점을 뽑아내며 상대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경기 시작 57초 만에 마고메도프가 왼쪽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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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매트에서 내려간 후 세미러니, 부축해 시상대 올라


두 선수가 서로 발차기를 하는 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 박태준은 마고메도프에게 다가가 몸 상태를 살폈고 마고메도프는 투혼을 발휘해 경기를 재개했다.


그러나 1라운드 경기는 9대 0, 박태준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몸 상태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진 뒤 2라운드가 제개됐지만 마고메도프는 다시 한번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들것을 들고 오라는 동작을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고 마고메도프는 끝내 부상으로 기권했다. 이로써 박태준은 8년 만에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충분히 기뻐할 수도 있는 상황, 박태준은 세리머니 대신 상대를 먼저 살폈다. 우승이 확정된 후 박태준은 무릎을 꿇은 상태로 마고메도프에게 인사를 건네며 서로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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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은 마고메도프가 매트 위를 완전히 떠난 후에야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보였다. 세리머니 후에도 박태준은 마고메도프에게 다가가 한 번 더 격려하는 품격을 보여줬다. 


이후에도 박태준의 배려는 이어졌다. 시상식을 위해 선수들이 이동하는 순간 박태준은 마고메도프의 팔을 자신의 어깨에 두르게 한 뒤 부축하며 입장했다.


마고메도프는 다리를 절뚝이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박태준의 배려에 어깨를 토닥이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끝까지 어깨동무를 하고 시상대를 내려왔다.


이러한 박태준의 스포츠 정신에 누리꾼들은 "매너까지 금메달이네", "이게 올림픽이지", "가슴이 따뜻해진다", "상대 선수도 얼른 회복하길", "감동적이다", "진정한 스포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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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태준은 한국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울러 2020 도쿄 대회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수확하지 못했던 한국은 박태준의 금메달 덕에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수확했다.


남자 58kg급에서는 2012 런던 올림픽 때 이대훈이 은메달을 딴 게 최고 성적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각각 김태훈과 장준이 동메달을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