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6일(일)

"할아버지, 저 메달 두 개 땄어요"... 독립운동가 허석 의사 추모기적비 찾아 메달 바친 허미미

파리 올림픽서 딴 은·동메달 현조부 허석 의사 추모기적비에 바친 허미미


인사이트뉴스1


"할아버지, 메달 따왔어요"


6일 오전 10시께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한 유도 국가대표 허미미가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에 있는 허석 의사(1857~1920)의 추모기적비를 찾았다.


이날 참배에는 허미미 선수를 비롯해 박창배 경상북도 체육진흥과장, 김점두 경상북도체육회회장, 김진열 군위군수, 최규종 군위군의장, 장상열 경상북도 호국보훈재단 사무총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대신 추모 화환을 보내 허석 의사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참석자들과 함께 허석 의사의 기적비를 참배한 허미미는 파리 올림픽에서 따낸 은메달과 동메달을 기적비 앞에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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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 의사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렀고 1984년 대통령표창,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된 독립운동가로, 허미미의 현조부(5대조)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인 허미미는 일본에서 유도를 배웠다. 중학생 때 전국구 선수로 성장하면서 일본 유도 최대 유망주로 꼽혔지만, 2022년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허미미는 같은 교포 선수인 김지수가 속한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는데, 이 과정에서 할아버지인 허무부 씨가 허석 의사의 증손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할아버지, 살아계셨다면 정말 기뻐해 주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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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배를 마친 허미미는 '전날 귀국하고 이곳을 곧장 찾아온 이유'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제일 먼저 여기 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열심히 했는데 아쉽게 은메달이어서,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라고 했다.


'할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셨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는 "정말 기뻐해 주셨을 것 같다"라며 웃어 보였다.


또 '할아버님이 독립운동가라는 걸 알게 됐을 때와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을 땄을 때 기분은 어떤가'라고 묻자 허미미는 "사실 처음에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 대표로 시합을 나가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 며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서 뛰어 메달을 따겠다는 꿈을 이뤘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Instagram 'huhmimi_57'


끝으로 "올림픽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못해 아쉽다. 4년 뒤엔 반드시 금메달을 가지고 이곳에 다시 오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점두 경상북도체육회장은 "허미미 선수가 프랑스에서 보여준 활약은 허석 선생의 긍지를 현대에도 보여주는 것 같았다"며 "경북 체육인으로서 유도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과 명예를 드높일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허미미 선수가 선대의 용기와 투지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 같다. 앞으로 더 기대되는 선수인 만큼 경상북도에서도 4년 뒤 LA 올림픽에서 더욱 선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