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사브르 단체전서 금메달 딴 한국 대표팀...구본길의 '전략'은?
지난 1일(한국 시간)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3연패를 달성한 한국 대표팀.
이 역사적인 순간에 모두 있었던 베테랑 선수가 있으니 바로 구본길이다. 구본길이 여러번 우승하는데 한 몫 했다는 '특별한 전략'이 재조명되고 있다.
구본길은 지난 2021년 8월 MBC '라디오스타'와 SBS '집사부일체' 등에 출연해 자신이 "예의 바른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판을 제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펜싱 선수들은) 비디오 판정을 요구할 때 동작을 한 후 점수 인정이 안 되면 'Why(왜?)' 하면서 당당하다. 하지만 저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비디오 판정을 요구할 때 무릎을 공손하게 굽히고 양 손으로 사각형을 그리며 비디오 판정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간절함을 호소하는 것이다. 이런 호소에도 심판이 단호하다면 아예 바닥에 무릎까지 꿇는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구본길은 이렇게 하는 이유에 대해 "정말로 심판이 흔들린다"며 "유럽 쪽 선수들은 크게 동작하면서 요구하는데, 심판도 사람이다 보니 감정이 상한다. 저는 이걸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구본길은 시합 전부터 심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고 '좋아요'를 누르는 등 사회생활(?)로 친밀감을 쌓는다는 꿀팁도 공개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포착된 전략
경기 시작 전에도 대기 공간에 선수들과 심판이 서 있으면 심판과 눈을 맞추며 '잘 지냈냐'고 인사를 나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구본길은 이번 올림픽 준결승전에서도 이를 실천했다. 구본길은 막심 피암페티(프랑스)와 7라운드 도중 심판에게 보호구를 벗어 젓힌 뒤 공손하게 무릎을 굽혔다.
이를 본 '어펜져스 원멤버'이자 전 펜싱 국가대표 김정환 KBS 해설위원은 "구본길 선수의 시그니처 동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프랑스 선수들은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하며 따지는가 하면 다음 주자들은 조롱 섞인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