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브런치북 대상작 '태어나는 말들'은 자살한 어머니를 이해하기 위해 삶의 가장 내밀한 구석까지 파고든 딸의 상실과 회복의 기록이다.
어느 날부터인가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다가 끝내 극단적 선택으로 삶을 닫아버린 어머니는 가족들 사이에서조차 언급하기를 꺼리는 불온한 존재로서 은폐된다. 이 책의 저자인 조소연 작가 또한 오랫동안 어머니에 대해 말하기를 회피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더 늦기 전에 고인의 딸이자 같은 여성으로서 '어머니에 대해 말해야 한다'라는 사명으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태어나는 말들'의 특별함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에 쓰인 모든 문장은 죽음을 뚫고, 침묵을 깨트리며 세상으로 나왔다. 그녀가 말하지 않는다면 어머니는 영영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 피안의 세계에서도 홀로 외롭게 존재할 것이기에, 가장 아픈 상처에서부터 파고들어 어머니의 삶을 다시 조명하고자 한 것이다. 조소연 작가는 이 책으로 '쓰기'를 통해 애도를 표현하고, '쓰기'를 통해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는 언어의 가장 내밀한 쓰임을 증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