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녹물로 씻고 물 통제 기간도 존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해병대 부대 내 해수담수화시설 최신화 등 병영 실태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일부 해병대 부대는 기상이 악화하면 물 사용까지 제한하고, 급식에 국이 제공되지 않기도 했다.

31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해병대 총 6개 부대를 방문 조사한 결과 다양한 형태의 부조리가 남아 있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도서 지역 주둔 부대의 경우 샤워기 필터가 녹물로 변색해 수질 상태가 불량했다. 일부 부대의 경우 기상 악화로 해수 펌프에 이상이 생기면 물을 최소로 사용해야 하는 '물 통제' 기간이 있었다.

또 해당 기간 장병들은 단시간에 샤워해야 했으며 급식으로 국을 제공받지 못하기까지 했다.

31일 법사위 전체회의 출석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 / 뉴스1

인권위, 국방부 장관에 해병대 간부 보수체계 개선 권고

아울러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간부들의 시간외근무가 월 100시간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방부 규정에 따라 100시간을 초과한 연장 근무에 대해선 보상이 주어지지 않았다.

인권위는 다양한 형태로 잔존하고 있는 부조리한 병영문화 개선, 군인권보호관 제도를 비롯해 다양한 권리구제 수단에 대한 교육·홍보 강화 등의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 이어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도서 지역에 복무하는 장병들이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해수담수화시설을 최신화하고, 단수 시의 비상용수 공급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또 "악습으로 변질될 수 있는 해병대 병영 문화를 조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고 "야간근무자 휴식 공간 마련, 외부 노출 없이 환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라"고 했다.

도서 지역 주둔 부대 내 샤워실 모습 / 사진 제공=인권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