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8일(화)

사격 입문 3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 딴 17살 반효진... 입 떡 벌어지게 하는 훈련 수준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후회 없이" 


반효진 / 뉴스1반효진 / 뉴스1


17세 사격선수 반효진(대구체고)의 좌우명이다. 여고생답지 않은 당찬 마음가짐에서 그의 거침없는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앞서 반효진은 지난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만 16세 10개월 18일에 금메달을 딴 반효진은 역대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사격에 입문한 지 3년 된 여고생이 어떻게 국제 대회에서 떨지도 않고 금메달을 따냈을까.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출정식 / 뉴스1뉴스1


반효진의 메달 뒤에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 31일 헤럴드 경제에 따르면 반효진을 2년간 지도해 온 김병은 코치는 그를 '강심장'으로 표현했다.


김 코치는 "사격은 미세한 맥박만으로도 총구가 덜컥덜컥 흔들린다"며 "효진이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못 버티는 상황을 견뎌냈다"고 칭찬했다.


사격은 무게가 5kg에 달하는 공기 소총을 허리를 꺾은 자세로 받치면서 평온한 격발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격·비사격 종합 훈련을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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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kg 총에 모래주머니까지 달고 훈련, 총기 점검에 1시간 소요되기도 


이를 위해 반효진은 무게가 5kg에 달하는 총에 모래주머니까지 더해 연습했다. 또 코어 운동과 스트레칭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기초를 단련했다고 한다.


김 코치는 "사격 중 조금만 잡생각을 해도 자세가 흐트러진다"며 "1시간 15분 동안 60발을 혼자 반복적으로 쏴야 하기 때문에 선수 스스로 (페이스) 조절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험한 총기를 다루는 스포츠인 만큼 여러 가지 제약도 따른다고. 개인 장비는 학교 무기고에 보관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관할 경찰서에서 점검받아야 한다.


올림픽 등을 위해 해외로 이동할 때는 미리 공항에 공고문을 보내 협조를 구하고 공항에서 1시간 반 이상을 대기하며 꼼꼼하게 점검받는다.


반효진 / 뉴스1반효진 / 뉴스1


장비 운반도 쉽지 않다. 조금만 충격이 가해져도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10kg에 달하는 가방 안에는 사격복, 사격화, 장비 받침대, 장갑, 연지탄 등이 들어간다.


김 코치는 "총기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운전할 때 과속 방지턱도 조심히 넘어가야 된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세계 정상에 선 '여고생 스나이퍼' 반효진의 무대는 이제 시작이다. 여전히 성장 중인 반효진이 다음 대회에서는 또 어떤 기적을 만들어 낼 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