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8일(화)

잠시나마 현대차 회장이었던 정몽규 축구협회장... 양궁협 '웃고', 축구협은 '우는중'

스포츠에서 갈린 현대가 오너의 희비


대한양궁협회대한양궁협회


현대가(家) 오너의 희비가 스포츠 판에서 갈렸다. 


29일 새벽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10회 연속 금메달이란 쾌거를 달성했다. 


이에 오랜 시간 한국 양궁을 지원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뜨거운 찬사를 받는 중이다. 


반면,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회장은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를 비롯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 축구협회의 내홍 등으로 끊임없는 질타를 받는 중이다. 


인사이트홍명보 감독 취임 기자회견 / 뉴스1


뒤바꾼 운명, 뒤바뀐 현대자동차의 주인


사실 정몽규 회장은 한 때 현대자동차를 맡았던 바 있다. 


정몽규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동생인 정세영 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외아들이다. 어릴 때부터 그는 수영과 승마,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에는 스키 선수로 활약했다. 


정몽규 회장은 198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다. 대리로 입사한 지 3년 만에 상무이사로 승진하는 초특급 승진 신화를 썼고, 입사 8년 만인 1996년 정세영 회장에 이어 현대자동차 회장이 됐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34살로, 전 세계 완성차 업계에서 최연소 회장이라는 타이틀로 화제를 모았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 뉴스1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 뉴스1


그러나 그의 회장직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나 1999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이 장남인 정몽구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로 하면서 정몽구 회장이 현대자동차 회장으로 취임한다. 


정세영 전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자신의 저서 '미래는 만드는 것이다'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한 바 있다. 


1999년 3월 정주영 명예회장은 정세형 전 회장을 불러 "몽구가 장자인데, 몽구에게 자동차회사를 넘겨주는 게 잘못됐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 사진 제공 = 현대그룹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 사진=현대그룹



이후 정세영 전 회장과 그의 아들 정몽규 회장은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고, 이후부터 정몽구의 현대차 시대가 열렸다. 현재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를 이끄는 중이다. 


정의선 회장은 1985년부터 2005년까지 대한양궁협회를 맡았던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0년째 협회장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 개발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 등 모든 역량을 활용해 양궁 훈련 장비와 훈련 기법을 개발했다. 


인프라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선수 선발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실력만 보고 선수를 뽑는 선수 선발 과정의 결과로 10년 연속 금메달이란 쾌거를 이루면서 스포츠 팬들의 호평까지 이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


양궁은 축제 분위기지만 축구는 팬들의 질타가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홍명보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다. 


절차상의 문제를 무시하고 위계와 위력을 행사해 선임 결정을 내렸다는 의혹에서 정몽구 회장 역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몽규 회장 대신 정의선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글이 여럿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