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10년 연속 1위
2014년 세계대학선수권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이 국제대회 경험의 전부인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던 양궁 국가대표 전훈영(30·인천광역시청).
개막 하루 전에 열린 랭킹라운드에서 13위에 머무는가 하면 이날 8강에서도 저조한 모습을 보여 부정적인 시선이 모였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때마다 전훈영의 10점이 있었기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이처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시작으로 10연패를 달성한 데 큰 몫을 한 전훈영의 뒤에는 든든한 선배, 장혜진 양궁 해설위원이 있었다.
29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전훈영, 남수현(19·순천시청), 임시현(21·한국체대)으로 이뤄진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중국을 세트 점수 5-4(56-53, 55-54, 51-54, 53-55, 28-27)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전훈영은 결승에서 슛오프 포함 9발 중 6발을 10점에 맞혔다. 전훈영이 없었더라면 금메달도 불가능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해설위원으로 전훈영을 지켜 본 장혜진은 울먹이며 "결승에서 맏언니 역할을 똑똑히 했다. 지금까지 있었던 예선전과 8강에서 주늑 들었던 것, 못 했던 것 등 그런 마음 가질 필요 없다. 전훈영이 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예선에서 못한 거로 주늑들어 단체전 경기에 영향을 미칠까봐 경험을 이야기 해 줄 겸 전화를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늑이 들어있었다"며 "'언니는 어떻게 쐈어요?'라고 묻더라. 그래서 '후회없는 무대를 만들어라'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 말에 "언니처럼 하고 올게요"라고 답했다는 전훈영. 그 다짐대로 장혜진이 리우에서 쐈던 것처럼 해낸 것이다.
장혜진 해설위원, 후배 전훈영에 직접 응원 전화
후배를 생각하는 장혜진 해설위원의 따뜻한 마음에 많은 이들이 감동을 표하고 있다.
한편 전훈영은 금메달을 딴 뒤 "경기 내용이 다 기억나진 않는다. 8강에선 조준기가 맞지 않았다"며 "자신감은 8강 때부터 있었는데 잘 안 맞았다. 조준기를 맞추고 나니 좋아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슛오프에서 9점과 10점 경계선이 맞힌 화살에 대해선 "딱 보면 걸친 게 보인다. 뒤에서 감독님도 10점이라고 얘기해줘서 '됐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