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8일(금)

"3살 아이가 '그만'하라고 소리 질렀다"... 면접 교섭 때문에 아이 앞에서 싸운 부모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녀가 보는 앞에서 사실혼 관계의 여성, 그 가족들과 다툰 혐의를 받은 40대 남성이 정식 재판을 청구,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1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법정에 선 A 씨(40)에게 벌금 50만 원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고 27일 밝혔다.


A 씨는 작년 5월 27일 오전 강원 원주시 소재 사실혼 관계였던 B 씨의 집에서 슬하 자녀인 3살 여아에게 가정폭력상황을 노출시킨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당시 A 씨는 자녀면접교섭 문제로 B 씨와 말다툼, 그 상황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B 씨의 여동생‧모친과도 물리적 충돌을 빚는 등 그 모습을 자녀에게 노출시킨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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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A 씨의 휴대전화 촬영이 이어지자, B 씨의 여동생이 A 씨를 넘어뜨리고 그 휴대전화를 빼앗는가 하면, B 씨는 A 씨에게 소금을 뿌리기도 했으며, B 씨의 모친도 A 씨를 밀거나 잡아당기는 등 갈등 상황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A 씨와 B 씨는 당시 경찰에 서로를 신고했다. A 씨는 정신질환이 있는 배우자가 폭행을 하고 있다', '소금을 던진다'는 등 세 차례 신고를, B 씨 역시 '남편이 아이 앞에서 나를 때린다'는 등 두 차례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


재판부는 그 갈등 과정에서 3살 자녀가 불안해하며 '그만'이라고 소리도 질렀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후 A 씨, B 씨와 그 가족들 모두 3살 여야에게 정서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로 약식명령 처분이 내려졌는데, A 씨만 정식재판을 청구해 이번 재판을 받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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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서 A 씨는 "평화롭게 면접교섭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동영상 촬영으로 갈등이 시작됐다고 볼 수 없다. 갈등 상황 속에서도 자녀에 대해 구체적인 보호 노력을 했"다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김 부장판사는 "휴대전화 촬영을 그만두거나, 그 집에서 이탈하는 등의 간단한 방법으로 피해아동을 불안하게 만드는 행위를 중단할 수 있었다"면서 "어른 사이의 문제는 피해아동을 분리한 뒤 다시 이야기할 수도 있었다"고 판시했다.


(뉴스1) 신관호 기자 ·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