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리더십... 4년 만에 영업이익 7배 성장
현대자동차가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실적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45조 21억원, 영업이익 4조 27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치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취임한 후 4년 만에 이룩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정 회장 취임 이전인 2020년 2분기 영업이익은 5903억원에 불과했지만 4년 만에 7배인 4조 2791억원으로 급증했다. 그야말로 폭풍 성장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이 이끄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톱3로 자리매김했으며, 전동화·수소에너지·자율 에너지 등 새로운 시대를 준비 중이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리더십의 정주영 명예회장의 추진력을 빼닮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 회장은 기아자동차 사장 시절 남들이 우려하던 '디자인 경영'을 과감히 밀어붙였고, 이후 디자인 경영을 녹여낸 야심작 'K- 시리즈'가 대성공을 거두며 기아차의 중흥기를 열었다.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용지에 건설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신공장도 2025년 상반기 가동 예정이었으나 올해 하반기로 반년 앞당겼다.
정 회장이 10조원 규모의 미국 공장 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 결과로 첫 삽을 뜬 지 2년 만이다. 미국 테네시주의 기존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바꾸는 데 3년이 걸린 폭스바겐과 비교하면 놀라운 속도다.
소탈하고 노력파라는 사실도 정 명예회장과 닮았다. 정 회장은 국내 최대 재벌가 오너 3세지만 그에게는 '소탈, 노력파, 겸손, 예의 바름' 등의 수식이 뒤따른다.
정 회장은 평소 소주를 즐기고, 김치찌개와 냉면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과 가까운 지인들도 그가 재벌이란 사실을 그를 알고 난 뒤 한참 뒤에 알았다고 한다.
정 명예회장도 현장 사람들과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며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이런 할아버지를 닮은 정 회장은 자신이 직접 현장을 보고 소통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성장... 하반기에도 다양한 전략으로 불황 대응
사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았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케즘(새로운 제품 또는 서비스가 겪는 일시적인 침체기)이 들이닥치면서 수요가 동결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렌터카 업체인 허츠는 보유한 전기차의 3분의 1가량인 2만여대를 처분하기로 했고, 글로벌 전기차 업체인 중국의 BYD와 미국의 테슬라는 전기차 가격을 대규모 인하했다.
국내 시장도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신차 판매량이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시기가 불투명해진 데다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덩치가 큰 내구재인 자동차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판매 전략과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등의 판매 증진을 통해 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일궈냈다.
선진 시장 및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호조에 따른 믹스 개선, 우호적인 환율 등에 힘입어 역대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미국 대선 등 하반기 경영 변수는 더욱 커질 전망이지만 전기차 브랜드인 아이오닉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캐스퍼 일렉트릭의 글로벌 론칭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예정이다.
인도에는 2032년까지 약 4조 2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설비와 충전소 등을 구축, 제2의 도약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현지법인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