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사이클 대회 여성 경기서 트랜스젠더 여성이 1~3등 싹쓸이
최근 미국 워싱턴주에서 열린 여자 사이클 경기에서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1위부터 3위까지 싹쓸이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19일 워싱턴주 시애틀 제리 베이커 기념 벨로드롬에서는 '메리무어 그랑프리(Marymoor Grand Prix)'가 열렸다.
이날 최소 3명의 트랜스젠더 선수가 엘리트 여자부 2인 릴레이 경기에 참가했다.
주최 측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기 결과에 따르면 상위 3개 팀에는 모두 MTF 트랜스젠더가 포함되어 있었다. 'MTF 트랜스젠더'란 성염색체는 XY이지만, 스스로를 여성으로 정체화한 트랜스젠더를 말한다.
상위 3개 팀에 속한 MTF 트랜스젠더 선수들은 각각 조던 로스롭(Jordan Lothrop), 제나 링우드(Jenna Lingwood), 에바 린(Eva Lin) 등이다.
메리무어 그랑프리는 인종, 신조, 종교, 성정체성, 성적 지향, 출신 국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와 관련한 괴롭힘이나 경멸적 발언을 용납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회를 직접 관람한 관중들은 체구가 큰 선수들이 여성 경쟁자들 사이에 우뚝 솟아 있는 모습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여성 사이클 선수는 SNS에 수상 사진을 올리며 "남성 한 명과 여성 한 명으로 이뤄진 팀들이 대회 여자 경기에서 1, 2, 3등을 차지했다. 100% 여성인 팀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트랜스젠더 선수들, 과거 남자 선수로 활동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조던 로스롭의 경우 지난해 다른 대회에서 남자로 경기에 출전해 22위를 기록했다.
2위인 제나 링우드 역시 2017년까지 남자 선수로 활동했으며, 3위 에바 린은 미국 새너제이주립대 남자팀 소속으로 뛴 바 있으며 2022년부터 여성 경기에 출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링우드는 미국 사이클로크로스 서킷에서 35회 우승했던 한나 아렌스만(Hanna Arensman)이 2023년 대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 언급된 바 있다.
아렌스만은 링우드를 비롯한 트랜스젠더 선수들과 경쟁하도록 강요받은 후 사이클링에서 은퇴했다고 밝혔다.
The Marymoor GP is taking place this weekend at Jerry Baker Velodrome in Washington.
— (@i_heart__bikes) July 20, 2024
Males Jordan Lothrop and Jenna Lingwood took first and second in this women's Keirin qualifier.
(Mr. Lingwood was relegated for pushing and head butting his female competitors.) pic.twitter.com/1eHC1nU3Wo
논란이 커지자 일부 사이클링 단체는 트랜스젠더 선수에 대한 제한과 규정을 마련했다.
지난해 7월, 국제사이클연맹(UCI)는 사춘기 이후 성전환을 시작한 트랜스젠더 사이클리스트들의 여자부 출전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몇 달 후 미국사이클협회 또한 유사한 규정을 발표하며 트랜스젠더 선수들을 레이스에 따라 '그룹 A'와 '그룹 B'로 분류했다.
A그룹 선수들은 대회의 첫 경기 90일 전까지 혈청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최소 24개월 동안 2.5nmol/L(혈액 1리터당 2.5나노몰) 미만으로 유지됐음을 증명하는 의료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B그룹 선수들은 첫 경이 30일 전 성정체성 변화 입증을 위한 신원확인요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코치레인타임스는 아마추어 대회의 경우 여전히 많은 트랜스젠더 선수들에게 미국사이클협회 기술감독이 검토한 '본인 확인 요청'만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여성 법률 센터의 메이 메일맨(May Mailman) 소장은 폭스뉴스에 "남성은 비슷한 체격의 여성보다 20% 더 빠르고 30% 더 강하다"며 "이것은 경쟁이 아니라 농담이다. 여성 선수들은 자신이 노력해 온 것을 외면하거나 절망적인 노력에 참여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경기 주최 측은 다시 여성을 위한 여성 스포츠를 만들고 미친 짓을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