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태어난 벵갈호랑이 삼남매가 모두 시민들의 곁을 떠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우치동물원에 따르면 2009년 우치동물원에서 태어난 벵갈호랑이 '아이·러브·기아' 삼남매 중 둘째인 '러브'가 지난달 14일 폐사했다.
이들 삼남매는 아빠호랑이 '대호', 엄마호랑이 '민희'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10번째 우승을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아이'(암컷), '러브'(수컷), '기아'(암컷)라는 이름이 각각 붙었다.
첫째 아이는 11살이었던 2019년 12월 30일, 셋째 기아는 14살이었던 2022년 1월 4일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 호랑이의 평균 수명은 10~15년 정도다.
러브는 올해 초 체력이 쇠약해지고 식욕이 떨어지는 등 노령 동물 증상을 보여왔다. 우치동물원 측은 러브를 특별관리하는 등 건강 유지에 만전을 기해왔다.
폐사 당일에는 맹수류 전문 마취 장비를 갖춘 청주동물원의 협조를 받아 정밀진단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러브는 정밀진단을 위한 전신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검사 결과 러브는 유선 악성 종양으로 전신에 암이 전이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치동물원은 업무헙약을 맺은 반려동물 공공장례식장을 통해 화장하고 지난 12일 러브를 우치공원 내 수목장에 안치했다.
성창민 우치공원관리사무소장은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러브'가 안타깝게 떠나 직원들이 모두 슬픔을 겪었다"며 "동물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생태환경을 조성하고 동물복지 동물원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뉴스1) 박지현 기자 ·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