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4일(화)

"평시에 왜 죽어야 하냐"... 군인 딸 사망 3년 만에 장례 치르게 된 아버지의 절규

공군 성폭력 피해자 이예람 중사, 3년 2개월 만에 장례식 엄수


인사이트뉴스1


상관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며 호소하다 숨진 고(故) 이예람 중사의 장례식이 사망 3년 2개월 만에 열렸다.


지난 18일 공군에 따르면 이 중사의 장례는 이날부터 20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제15특수임무비행단 작전지원전대의 전대장장(葬)으로 진행된다. 


15비행단은 고인이 마지막으로 복무했던 부대다. 


유가족은 그동안 이 중사 사망에 책임이 있는 관련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 전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 중사의 시신은 국군수도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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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해자 등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이 길어졌고 수도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하던 이 중사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졌다.


다른 가족들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면서 장례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2월 공군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를 통해 이 중사의 순직 결정됐다. 이에 장례가 끝나는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소재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21년 3월 이 중사는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중 선임인 장 모 중사에게 강제 추행을 당했다. 그는 이를 부대에 신고한 뒤 15비행단으로 전출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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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신고 후에도 회유와 압박 등 2차 가해


하지만 이 중사는 별다른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장 중사와 다른 상관들로부터 회유와 압박 등 2차 가해에 시달렸다. 이를 견디다 못한 이 중사는 사건 발생 2개월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논란이 일어 특검팀이 출범했다. 장 중사와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 등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장 중사는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2022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그는 올해 2월 동료에게 거짓으로 고소당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말해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 1년이 추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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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실장 등 6명은 여전히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 전 실장의 녹취를 조작한 김 모 변호사는 지난해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이와 관련해 딸을 3년 2개월 만에 가슴 속에 묻게 된 이 중사의 아버지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울분을 토했다. 


그는 "군에 들어간다고 인권을 빼앗기는 게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면 안 된다"며 "평시인데도 왜 죽어야 하냐.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고 들어간 사람들은 일이 생겼을 때 예우를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건 초기에 한마음으로 아파하고 분노했던 그 마음을 잊지 말아 달라. 앞으로 예람이와 같은 피해를 겪는 다른 피해자가 없었으면 한다"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