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오너 일가 세 모녀...상속세 위해 주식 약 3조 3천억원 매도
전 세계에서 매우 세율이 높은 축에 속하는 '상속세' 때문에 기업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오너 일가는 사실상 '지분 구조 개편'에 준하는 정도로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칫 해외 금융자본에 대한민국 알짜기업의 지분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위기론이 나온다.
이런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이 위기감을 더 키우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삼성 家 세 모녀(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가 최근 1년 6개월 새 3조3천억원가량의 계열사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동일인(총수)이 있는 대기업집단 71곳을 대상으로 오너 일가의 계열사 주식 취득·처분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23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주식 처분 규모는 무려 5조원 이상이었다. 약 5조 67억원이었다.
이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곳은 삼성 家 세 모녀였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총 3조 3157억원의 지분을 매각해 나란히 1∼3위에 올랐다.
홍 전 관장은 총 1조 4052억원의 삼성전자 지분을 팔았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 주식 6159억원··삼성SDS 2465억원·삼성물산 1448억원·삼성생명 1428억원 등 총 1조 1500억원의 지분을 처분했다. 이서현 사장도 삼성전자 5893억원·삼성SDS 1713억원 등 계열사 주식을 처분해 총 7606억원의 지분을 처분했다.
현재 12조원 가량의 상속세 분할 납부 중...이재용은 주식 매도 안해
삼성그룹은 세 모녀의 주식 처분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삼성그룹 오너 일가는 故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약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분할 납부 중이다.
다만 이 회장은 주식을 한 주도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제계는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이중과세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투자상생협력촉진세 완화와 배우자 상속세 폐지, 배당금 이중과세 개선 등을 제시했다.
17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우리나라 이중과세 문제점 분석' 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세·지방세 세목 25개 중 20개에서 이중과제 문제가 있다"며 "이 문제는 기업과 개인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