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괴롭힐 방법 알려달라"...해괴한 제목의 글 올라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이 담임 교사가 아주 괘씸한데, 합법적으로 '괴롭히는' 방법 추천 바라요"

학부모들이 모이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제목이다. 사회적으로 문제시되는, 교사에 대한 '학부모 갑질'로 보일 수밖에 없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 퍼지면 먹잇감이 되기 딱 좋은 글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학부모의 편을 들면서 이 사연에 이목이 쏠린다.

15일 학부모가 모이는 네이버 한 카페에 "아주 괘씸한 학교 선생이 있는데, 합법적으로 괴롭히는 방법 아시는 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얼마나 울분이 쌓였는지 잠도 못잔 듯, 이 글을 새벽 4시 11분에 올렸다. 내용을 보면 그 울분이 다소 이해가 된다.

글쓴이 A씨가 말하는 학교 선생은 아들의 담임 교사였다. 그는 "아들이 성인사이트 들어간 것을 자수했는데, 그걸로 '학생생활교육위원회'를 개최한다고 했다"라며 "타이르고 넘어가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는데도 '원칙'대로 하겠다니 나도 좀 괴롭히고 싶다"라고 말했다. 카페 이용자들은 성인사이트 이용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반박했고, '담임년'이라는 단어 사용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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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들은 학교에서 음란물을 봤다는 말 아니냐며, 집에서 본 걸 자백할 리 만무하니 당연히 위원회 개최 사안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남녀공학인 초등학교에서 음란물을 대놓고 봤다면 의도치 않게 이러한 것들을 보게된 아이들이 피해를 봤을 거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추측은 모두 빗나갔다.

글 내용 본 카페 이용자들 '비판→수긍·응원' 여론 전환 

A씨가 공개한 위원회 개최 통지서를 보면 아이가 성인사이트에 접속한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집'이었다. 아이는 담임 교사에게 "집에서 성인사이트에 접속했다"라고 말한 것이었다. 결국 담임 교사는 다른 아이들에게 준 피해가 없고, 아이가 자수를 하고 학부모가 좋게 타일러달라고 요구했는데도 위원회 개최를 강행한 것이다.

이용자들은 아연실색했고,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이용자들 역시 담임 교사의 과도한 처사를 비판하고 있다. 현행법에도 성인사이트 접속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설혹 접속해 보았다고 해도 초등학생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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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판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교장과 교감이 승인해야 열리는 위원회가 개최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학부모가 숨기는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아이가 성인사이트 접속을 넘어 무언가 문제 될 소지가 있는 행동을 했을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편 '학생생활교육위원회'는 학생이 학생으로서 지켜야 할 것들을 바르게 지키지 못했을 때 그것을 훈육하기 위한 위원회를 말한다. 학교가 학생의 잘못을 크게 생각하고 있을 때 열린다. 회의는 6명 이내의 관련 교사들로 구성된다. 때에 따라 상담교사, 보건교사가 동석한다.

회의의 목적은 학생에 대한 처벌보다는 올바른 훈육에 있다. 보통 학교 내의 봉사, 사회 봉사, 특별 교육 이수, 출석정지 등 4가지 중 하나를 조치 받는 것로 결정된다. 학교 내의 봉사가 가장 일반적이며, 운동장 쓰레기 줍기 등의 봉사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