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밀양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글
밀양 맘카페에 '방송이 밀양 사람을 다 죽인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밀양 지역의 맘카페에는 "PD수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작성자는 "지금 PD수첩 하는데 또 밀양이다. 진짜 방송이 밀양 사람들 다 죽인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9일 MBC의 장수프로그램이자 대표적인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 PD수첩은 "소녀는 없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20년"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힌 피해자 한수진(가명)씨는 "아직도 시간이 2004년에 멈춰 있는 것 같다. 미친 사람처럼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도시에 대한 혐오로 번져간 시민들의 분노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6월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를 통해 집단 성폭행에 가담한 44명의 가해자 중 한 명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사회적으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이에 20년이 지난 현재 많은 이들의 기억에서 흐릿해졌던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 등이 속속들이 공개되면서 사건의 가해자는 물론, 동조자, 피해 학생들을 향해 막말을 내뱉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2차 가해를 범한 공직자들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치솟았다.
시민들의 분노는 '밀양'이라는 도시 자체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고 결국 밀양시의 안병구 시장은 지난달 25일 "이 사건으로 이루 말하지 못할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가족들, 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밀양을 대표해 사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로 어제(9일) 지상파를 통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인터뷰가 공개되자 '밀양'의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여성이 밀양 맘카페에 소신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방송이 밀양 사람을 다 죽인다'는 여성의 주장을 본 누리꾼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구덩이를 파고 들어간다", "'밀아클'이 아니라 '밀양아치클럽'이다", "아주머니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된 거 같아요", "자기 딸이 당했어도 저런 소리가 나올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한 누리꾼은 "대한민국에서 극악한 성범죄가 일어난 곳이 밀양뿐만이 아니란 건 다 안다"라며 그러나 범죄자를 처벌해야 할 사법기관과 일반 시민들이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를 욕한 곳이 밀양이라 욕 하는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4년 경남 밀양에서는 44명의 남학생들이 약 10개월간 지속적으로 여중생들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들은 쇠 파이프로 여중생들을 두들겨 패서 저항하지 못하게 한 뒤 집단 성폭행 및 폭행을 이어갔다. 뿐만아니라 이들은 성폭행 장면을 촬영한 사진, 동영상 등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며 여중생들을 협박했고, 실제로도 인터넷에 유포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