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6일(일)

한강 투신자 남성 비율 증가 추세...원인으로 '여초 사회' 꼽은 서울시의원

김기덕 서울시의회 의원 "한강 남성 투신자 비율 높은 이유 '여초 사회', '여성 사회 참여'"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강 다리 투신자 중 남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의 원인으로 '여초사회',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 등을 제시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달 28일 김기덕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 제4선거구)은 '한강 교량 투신자살 시도 2년 연속 1,000여 건 마포대교 압도적 1위, 대책 절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자료에는 서울시가 제출한 최근 6년(2018~2023년) 한강 교량별 자살 시도 및 투신 현황과 함께 같은 기간 한강 다리 투신 시도자 4,069명 중 남성 2,487명, 여성 1,079명, 성별 미상 503명 등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 2배 정도였던 성별 차이는 지난해 7배 넘게 벌어졌다는 지적도 담겼다. 2018년 투신 시도자는 남성 288명(68.0%), 여성 1,442명(33.0%)이었다가 지난해 남성 798명(77.1%), 여성 114명(11.05)으로 집계됐다.


인사이트김기덕 서울시의회 의원 / 서울특별시의회


김 의원은 투신 시도자 중 남성의 비율이 높은 이유를 '여초사회',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 역할 변화'를 제시해 문제가 됐다.


자료에서 김 의원은 "과거 한국이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만연하던 시대였음과 달리, 2023년 기준 여성이 남성보다 약 5% 많은 여초사회로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여성 증가에 따라 남성 노동력 부족,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남성의 증가로 인한 결혼 시장의 변화, 여성의 사회 참여로 인한 남녀역할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남성 자살 시도 증가의 일부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성의 투신 시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유형별 자료 분석을 통해 시대 변화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30~40대의 자살 시도자 수 증가 원인으로 언급한 여초 현상 확대를 극복하기 위해 '성평등 인식 개선을 통한 남녀동등 권리와 기회 부여', '남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통한 노동력 부족 문제 해소', '결혼 시장의 불균형 완화', '출산율 제고 노력' 등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 의원의 분석이 단편적이며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여성의 사회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남성 자살률은 항상 높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국제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국제보건통계보고서를 보면 최근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남성 자살률은 여성 자살률을 2배 이상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남성이 자살 시도를 할 때 더 확실한 방법을 쓰는 경향이 있어 자살 '완료율'이 더 높은 편이다.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등 중독 장애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큰 것도 남성 자살률이 높은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매체에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며 남성이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면 남성이라 생계 부양을 해야 한다거나, 여성이 아이를 전담해서 키워야 한다는 전통적 성역할에서 벗어나는 사회로 나가는 게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남성 자살률에 대한 원인을 나름대로 추론해서 개인적인 관념에 의해 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