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6일(일)

"다녀오면 하루가 X 같아 아주"...택배기사가 타워팰리스만 다녀오면 하루를 망치는 사연

"타워팰리스 거주자들 '배송 주문' 그만"...택배기사 호소 


사진=인사이트타워팰리스 / 사진=인사이트


"타워팰리스를 다녀오면 하루가 아주 X 같아요"


택배운송업을 하고 있다는 한 남성이 '부의 상징'인 주상복합형 아파트 타워팰리스를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타워팰리스 거주자들을 향해 택배를 그만 주문해달라고 촉구했다. 주문이 많으면 돈을 그만큼 벌 수 있음에도 택배기사가 이런 말을 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는 택배기사 A씨가 작성한 "타워팰리스에 사는 사람들아 제발 택배 시키지 말아 줘"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가 작성한 글에는 택배기사가 타워팰리스에서 배송업무를 할 때 느끼는 어려움이 설명돼 있었다. 그 어려움은 주문 건수가 많아서가 아닌, 그곳에 근무하는 일부 직원들의 그릇된 행태 때문이었다. 직원들이 마치 자신들이 타워팰리스에 거주하는 최상류층인 것처럼 행동한다는 게 A씨의 하소연이었다.


A씨는 "물건을 사는 것은 자유고 택배를 시키는 것도 자유고 권리다. 하지만 타워팰리스는 예외다"라며 "건물 입구부터 택배기사들을 하대하는 젊은 경비원들 때문에 고충이 크다"라고 토로했다. 젊은 경비원들이 툭하면 배송 차량을 '어디에' 주차하라고 지시하고, 하대·무시하는 말투로 택배기사들을 대한다는 것이다. 신분증을 제출하고 인적사항을 적는 과정에서 마치 범죄자가 된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타워팰리스에 다녀오면 하루가 X 같다"라는 A씨는 "경비원들이 하대하며 우리를 대하는 탓에 통제를 따르고 싶어도 스트레스가 밀려오게 된다. 경비원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존중받지 못한다는 게 정말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타워팰리스는 우리 같은 택배기사한테는 지옥이다"라며 "한두 집만 배송해도 기본 40분 이상이 걸린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 뉴스1타워팰리스 / 뉴스1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걸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워낙 철통보안을 하는 탓에 입구에서 신분증·귀중품을 맡기고 개인 신상정보를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다 마쳐고 화물칸 엘리베이터 키를 받아 '찜통'과도 같은 화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배송을 해야 해 너무 힘들다고 한다.


A씨는 "타워팰리스 거주자들은 직접 물건을 사거 들고 올라가셔달라. 택배 및 새벽배송은 하지 말아달라"라고 간청했다. 계속 배송을 하고 싶다면 젊은 경비원들에 대한 단속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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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의 호소를 두고 시민들은 "명품 매장에서 일하면서 옷 후줄근하게 입은 고객들을 무시하는 일부 나쁜 직원들이 생각난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 시민은 "경비원들이 워낙 철두철미하게 로보트처럼 보안 업무를 하다 보니 불편하게 느꼈을 수도 있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