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기술이사는 유럽에서 외국인 감독을 만나고 귀국한 5일, 곧바로 홍명보 감독을 찾아가 국가대표팀 사령탑 직을 제안했다. 홍 감독은 하루 뒤인 6일 최종적으로 이를 수락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해임된 뒤 여러 외국인 감독이 하마평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해외로 날아가 후보자와 면담까지 진행하면서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은 외국인 감독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으나, 결국 대한축구협회와 손을 잡은 이는 홍 감독이었다.
최종 선임 과정은 마지막까지 긴박했다. 지난 2일 유럽으로 떠나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 등과 면접을 진행했던 이임생 기술이사는 5일 귀국하자마자 홍 감독을 만나 다시 한번 사령탑 직을 제안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삼고초려'였다.
이전부터 대표팀 감독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렸던 홍 감독은 긴 고심 끝에 이튿날인 6일 최종적으로 제안을 수락했다.
협회 관계자는 "8일 열릴 브리핑에서 자세한 내용을 밝히겠지만 마지막까지 유럽에서 면접을 본 결과 이 정도면 국내 지도자가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한축구협회와 홍 감독은 계약에 대한 상호 합의를 마쳤지만, 아직은 내정으로만 발표된 상태다. 관계자는 "양측이 세부 내용까지 확정했지만, 협회와 울산 모두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내정'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른 축구계 관계자는 "홍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넘어 2027 아시안컵까지"라면서 "대한축구협회가 부임 기간을 보장하는 건 물론 든든한 지원으로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선수 시절 한국의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홍 감독은 지도자로도 굵직한 커리어를 갖고 있다.
2009 U20 월드컵 8강,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등의 성과를 내며 감독으로도 한국 대표팀의 새 역사를 썼다. 비록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1무2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2022년과 2023년 울산의 K리그1 2연패를 일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뉴스1) 안영준 기자 ·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