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05일(토)

기계 작업하다 팔 잘린 직원...트럭에 태운 사장님은 길에 버려 죽게 만들었다

기계에 끼어 팔 절단된 노동자 길가에 방치해 죽게 한 고용주


인사이트안토넬로 로바토 / Corriere della Sera


기계 작업 도중 팔이 잘린 인도인 이주 노동자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고용주가 결국 체포됐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탈리아 로마 남부 라티나 지역에 있는 농장 사장인 안토넬로 로바토(Antonello Lovato, 38)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유치장에 입감했다.


라티나 검찰은 성명을 통해 숨진 인도인 이주 노동자 사트남 싱(Satnam Singh, 31)의 사인이 과다 출혈로 확인됐다며 "싱이 즉각적인 도움을 받았다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사트남 싱 / X 'davidefaraone'


체포 영장을 발부한 쥬세페 몰페세(Giuseppe Molfese) 판사는 "피의자 로바토는 자신의 행동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를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며 "인간 생명을 등한시한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라치오 인도인 공동체 구르므크 싱 회장은 "우리는 이 소식을 기다렸다"며 "사고는 일어날 수 있지만 의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앞서 사트남 싱은 지난달 17일 로바토의 농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트랙터에 부착된 비닐 포장 래핑기에 셔츠가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팔이 절단되고 하반신에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고용주 로바토는 구급차를 부르지 않았다.


로바토는 도움을 요청하는 싱의 아내에게 "가망이 없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싱과 싱의 아내 그리고 절단된 팔이 담긴 과일 상자를 화물차에 실은 뒤 집 근처에 버리고 갔다.


싱은 뒤늦게 로마의 산 카를로 포를랄리니 병원으로 이송돼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사건 소식은 이탈리아 전역에 충격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로바토는 이번 사건에 대해 슬픔을 표하면서도 싱의 부주의 탓에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계에 가까이 가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듣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부주의 때문이었다"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달 22일과 26일 라티나에서는 숨진 싱을 추모하고 이주 노동자의 근로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라 열렸다.


싱은 3년 전 인도에서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로 건너와 합법적인 근로계약서 없이 시간당 5유로(한화 약 7,500원)를 받고 로바토의 농장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티나 검찰은 사고가 발생한 농장을 비롯해 이 지역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의 근로 조건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노동자 착취로 악명높은 라티나 지역에는 아시아 출신이 주로 고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대다수는 악덕 고용주나 마피아와 결탁한 중간 소개업자의 농간으로 법으로 보장된 혜택이나 임금을 받지 못한 채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