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한국은 가부장적인 나라"...르노 본사 있는 프랑스 언론이 본 '손가락 논란'

프랑스 언론 르노 사태 조명..."한국의 젠더 갈등 심각" 


인사이트BFM RMC


한국에서 '손가락 논란'으로 르노코리아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언론이 관련 이슈를 조명하고 있다. 르노는 프랑스 최대 자동차 회사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프랑스 언론 BFM RMC는 '르노: 남성에 관한 여성의 제스처가 담긴 영상이 한국에서 스캔들을 일으켰다'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르노의 한국지사는 한 여성이 엄지손가락을 검지손가락에 가까이 대고 있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빠르게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제스처는 남성을 좋아하지 않는 여성들의 신호로, 여성혐오와 반대되는 제스처"라고 부연했다. 매체는 또 "일부 사람들은 이 제스처에 대해 남성의 성기 크기를 조롱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BFM RMC


논란이 일었던 르노코리아의 상황에 대해 전하며 르노코리아가 논란의 영상을 빠르게 삭제하고 문제를 일으킨 여성 직원을 직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 사건이 한국에서 일어난 건 우연이 아니다"며 "한국은 여성이 자신의 자리를 찾기 매우 어려운 가부장적 사회"라고 진단했다. 또 "임금 격차가 크고 젠더폭력이 일어나고 있으며, 여성의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지난 몇 년간 '남성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더 이상 남성과 관계를 맺거나 대화, 성관계, 출산 등을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매체는 "지난 대선에서는 페미니스트 후보와 남성주의 후보가 모두 출마했다. 한국은 젠더 갈등이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는 나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인사이트BFM RMC


출산율과 관련지은 설명도 눈길을 끈다. 매체는 "한국은 여성 1인당 출산율이 0.7명으로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이기도 하다"며 "이 모든 것이 르노 영상 속 이 작은 제스처가 일으킨 엄청난 스캔들을 설명해 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남성 혐오'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자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지난 3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드블레즈 사장은 이날 사내 홈페이지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안타깝게도 신차 발표일 사내 홍보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중 일부가 사회적 논란이 됐다"며 "회사는 사안의 심각성과 영향력을 직시하고 있으며 논란 직후 문제 영상을 삭제하고 원인 파악을 위해 전문가와 함께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르노는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용인하지 않는다"며 "내부적으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내 콘텐츠 제작 및 소통, 승인 과정을 체계화하고 사내 윤리 교육을 철저히 시행해 향후 재발을 방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