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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참사로 재점화된 '노인운전자' 논란..."65세 이상 면허 박탈해야 vs 신종 노인 혐오"

68세 버스 기사 A씨가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사고를 내 9명이 숨지면서 '고령 운전자 자격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시청역 참사로 고령 운전자 논란 확산...의견 엇갈려


인사이트뉴스1


68세 버스 기사 A씨가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사고를 내 9명이 숨지면서 '고령 운전자 자격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65세 이상인 고령 운전자의 면허를 완전히 박탈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나이만 가지고 운전자 권리를 박탈하자는 건 노인 혐오"라는 반론도 나온다. 


최근 고령 운전자로 인한 인명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시청역 참사는 68세의 버스 운전기사로 밝혀졌다. 


지난 2월 서울 은평구 연신내 연서시장 인근 도로에서는 80대 남성이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아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인사이트뉴스1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구룡터널 교차로 인근에서 80대 운전자의 운전 부주의로 7중 연쇄 추돌 사고가 났고, 지난해 3월엔 70대 운전자가 몰던 1톤 트럭이 돌진해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사고 비율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 중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15.5%에서 2023년 20%까지 증가했다. 


이들이 일으킨 사고는 100건 중 1건꼴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중대 사고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l


지난 1일 발생한 사고를 두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경력 많은 베테랑 기사들도 어르신이 되면 페달 착각 사고가 발생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해당 글은 작성 3시간 만에 17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댓글에는 "70세가 넘으면 운전면허를 반납해야 한다", "왜 급발진 같은 사고는 노인한테서만 자주 발생하는 걸까", "저걸 착각할 정도면 운전대 놓으셔야 한다" 등의 반응이 담겼다. 


지난 2일 사망한 서울시청 공무원을 조문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고령자와 초고령자 운전면허 갱신에 있어서 어떤 보완 장치가 필요한지 사회적인 논의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반박도 만만치않다. 백세시대에 고령 운전자 기준을 '65세 이상'으로 하는 건 현시점에서 맞지 않는다는 것.


실제 이를 기준으로 고령 운전자의 면허를 제한하면 많은 사람들이 생계 위협에 놓일 수 있다. 


지난 3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택시 운수 종사자 23만명 중 10만명(45.5%)이 65세 이상이었다. 버스는 13만명 중 약 17.1%가 이 연령대였다. 


이들이 직장을 잃어 생계가 위협받는 것은 물론, 대중교통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본격적인 경찰 수사가 시작하기도 전에 사고 원인을 운전자의 나이로 돌리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노인 혐오를 부추겨 사회 갈등만 키운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생물학적 나이만으로 일률적인 운전 자격을 제한하기보다 장비와 제도로 고령 운전자의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 지난달부터 신차에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미국도 일부 주는 고령 운전자의 도로주행시험을 의무화하거나 운전 능력에 따라 거주지 내에서만 운전이 가능한 '제한 면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