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9일(금)

"무섭다"...구하라, 사망 당일 SNS 비밀 계정에 의미심장한 글 남겨

버닝썬 취재에 도움 줬던 구하라, 사망 전 SNS 비밀 계정에 "무섭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룹 카라의 故 구하라가 숨지기 전 SNS 비밀 계정에 "무섭다"라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버닝썬' 승리 사단 멤버이자 친한 지인인 황 모 씨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요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추적했다.


금고 도난 사건은 구하라가 숨진 뒤 누군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그의 자택에 침범해 고인의 휴대전화가 보관된 개인 금고를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구하라는 2019년 11월 24일 갑작스레 스스로 생을 마감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는 앞서 일본에서 새 앨범을 내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고, 잠시 귀국했을 때인 2019년 11월 23일 공식 SNS 계정에 "잘자"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그런데 몇 시간 뒤인 24일 구하라는 가까운 지인들만 아는 비밀 계정에 "무섭다.."라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인들은 "언니 나 있잖아. 듬직한 든든한 언니 동생", "무서워 왜 바보야. 늘 네 편이다. 우리 생각해" 등의 댓글을 달며 위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구하라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사망 당시 현장에서는 간단한 메모만 발견됐을 뿐,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공교롭게도 구하라는 사망 전날 가까운 지인 황 모 씨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49재 직후 구하라의 자택에서 구하라의 오빠와 지인들이 찍은 사진 속에도 있었다. 그는 '버닝썬' 승리 사단의 핵심 멤버이자 사태의 중요한 조사 대상이기도 했다.


그는 승리가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손과 발이 되어 준 인물로, 해외 투자자가 찾아온 날 그들을 접대할 방법과 장소를 앞장서서 고민하기도 했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황씨는 인터뷰 요청에 "제가 어떤 사건에 휘말렸는지 알고 계시고 오셨냐. 저를 찾아온 이유가 있으실 거 아니냐"라며 제작진을 경계하다 구하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그날 사실은 (하라에게) 전화가 왔었다"며 "저녁에 ‘밥 먹자’고 했었는데 제가 맥주를 한잔하고 있었고 일반인 친구이다 보니까 하라가 오면 부담스러운 자리가 될까 봐 '하라야 그러면 내 생일 때 보자'하고 끊고 다음 날 아침에 비보를 들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씨는 고인에게 책임을 느낀다고도 했다.


그는 "구속된 애들도 하라가 그런 선택을 했을 때 굉장히 자책감을 가졌고 애도를 많이 표했다"며 "저도 아무리 친구지만 누군가 내 친구 하라 집에 가서 금고를 훔쳤다 그러면 제가 제보를 했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편 구하라는 지난 5월 19일 BBC가 공개한 버닝썬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2019년 버닝썬 게이트 당시 이를 취재하던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이 아는 내용을 제보하는 등 관련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버닝썬 게이트는 서울시 강남구에 있었던 나이트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성범죄, 불법 촬영물 공유 등의 범죄 사건을 말한다.


이에 구하라 사후 금고 도난 사건이 버닝썬 게이트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자택에 침입한 범인은 집 안에 있던 고가의 물건은 건드리지 않고 31kg이나 되는 금고만 훔쳐 달아났다.


구하라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이 휴대전화가 버닝썬과의 연관성 문제가 있다 없다를 제가 단정적으로 얘기 드리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금고 사건을 되짚어 볼 필요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