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110억원 들여 '프러포즈 성지' 만들겠다"...시민들 "예산 빼먹기, 중단하라"
"사랑하는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고...프러포즈 명소로 만들겠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무려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심 하천 공원에 '프러포즈 성지'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장소를 전국적인 명소로 키워 연인과 가족단위의 방문객을 불러 모으겠다는 것인데, 시민들은 "낡아빠진 사고 방식"이라며 비판적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9일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구시는 '신천 프러포즈' 조성 사업을 발표했다.
대구시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사업비는 공사비 105억원과 설계비 5억원 등 총 110억원이다.
이미 세부 디자인이 확정된 상태이며 올해 안으로 설계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2026년까지 공사를 끝낸다는 목표다.
대구시는 "'신천 프러포즈'는 연인과 가족에게 사랑과 행복을 약속하는 공간으로 조성되며 연인들의 약속 상징인 반지를 형상화한 링 구조물 형태로 건설된다"라고 밝혔다.
핵심적 공간인 '프러포즈 라운지'는 복층구조의 윗공간에 자리하며, 러브로드와 프라이빗 간이 이벤트룸인 프러포즈룸 등으로 구성된다.
러브로드는 연인들이 특색 있는 바닥조명 위를 걸으며 수변경관을 살필 수 있도록 조성된다. 프러포즈룸은 두 사람만의 프러포즈를 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과거 남산타워에 있던 것처럼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걸 수 있는 프라미스존 등도 만들어진다.
복층구조 아래공간인 이벤트 부스는 카페 및 스낵라운지로 운영되는 식음료부스, 프러포즈 이벤트에 필요한 꽃과 자물쇠 등을 판매하는 아이템부스 등이 들어선다. 신천을 홍보하는 부스도 설치된다.
대구시는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통해 영상을 상영하고 스몰웨딩을 할 수 있는 멀티존, 포토존, 키즈카페 같은 플레이존으로 다목적 광장을 꾸밀 예정이다.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천 둔지 좌우안과 대봉교 보행로에서 연결되는 4곳에 진출입로를 설치하고 대봉교 하류에 이벤트 전용 주차공간도 마련된다.
이 같은 프러포즈존 조성은 홍준표 시장이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천 수변공원화사업을 추진하던 중 홍 시장이 "남녀가 프러포즈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라"는 지시를 한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신천 프러포즈'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가족의 행복을 꿈꿀 수 있는 도심 속 수상공원이 될 것"이라며 "특색 있는 프러포즈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국 선남선녀들의 프러포즈 명소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시민들 반응은 비판적이다. 시대착오적이고 낡은 발상이라는 의견이 많다. "예산 빼먹기", "대구시민들 돈 버리는 것", "노망났나", "네 돈으로 해도 말릴 정책인데", "누가 가겠냐" 등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