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오늘(17일),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범인 황주연은 16년째 도주 중
2008년 6월 17일,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6년 전 강남 한복판인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가발을 쓰고 나타난 범인은 전처 A씨, 그리고 그와 함께 있던 남성 B씨를 향해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습격을 당한 A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범인은 흉기를 휘둘러 전처를 살해한 뒤 그대로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달아났다. 범인은 이후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잡히지 않았다. 한국의 최장기 수배범, 황주연이 그 주인공이다.
황주연은 1975년생으로 당시 33세였다. 생존해 있다면 현재 그의 나이는 49세가 된다. 전라북도 남원에서 농기계 거래 중계, 택시 기사, 다단계 간부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생활하다가 1997년 A씨와 결혼했다.
A씨는 건장한 체격의 황주연으로부터 폭력에 시달렸다. 결혼한 지 6년 만인 2003년 이혼했지만, 자신이 낳은 어린 딸과 황주연의 사과에 재결합하게 된다.
그리고 3년 뒤 다시 이혼했다. 이번에 이혼을 요구한 건 황주연이었다. 그는 A씨에게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며 이혼을 요구했고, 결국 이혼으로 이어졌다.
황주연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A씨 이외에 만나는 여성이 있었지만 끝내 헤어졌다. 헤어진 직후 황주연은 다시 A씨를 찾아가 어린 딸을 핑계로 재결합을 요구했다.
사건이 있던 2008년 6월 17일, 황주연은 자신의 딸을 미끼로 A씨를 서울고속버스터미널로 불러낸 뒤 가발을 쓰고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후 도주한 황주연은 18일 신도림역에서 매형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딸을 챙겨달라"고 했다. 50분 뒤 영등포구청역에서 지하철 타는 모습이 포착됐고, 또 50분 뒤 강남역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잡혔다.
강남역을 빠져나온 황주연은 매형에게 다시 전화를 걸고, 다시 40분 뒤에 사당역에서 지하철을 타 삼각지역에서 하차, 이어 다시 지하철을 타고 범계역에서 내렸다.
황주연이 행적이 다시 발견된 건 7월 10일이다. 범행이 일어난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가까운 방배동 소재의 한 PC방에서 자신의 아이디로 농기계 사이트에 접속한 흔적이 발견됐다.
이날을 기점으로 황주연의 행적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았다.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길거리에서 벌어진 범죄인 데다가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을 법한 황주연의 강렬한 인상 때문에 곧 검거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현재까지도 검거되지 않았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온 당시 담당 수사팀장에 따르면 황주연은 범행 이전에 지인들에게 "범죄자들이 잡히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나는 안 잡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16년이 지난 지금, 그의 얼굴은 크게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9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황주연에 대해 집중 조명하면서 그가 어디선가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살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몽타주를 만들었다.
나이가 들어 흰머리가 나고, 시력이 좋지 않은 탓에 안경을 썼을 가능성을 추정해 새로운 몽타주를 그려낸 것이다.
이 몽타주에서도 황주연의 특징은 확인된다.
황주연은 180cm의 큰 키에 양쪽 귀 모양이 특이하다. 격투기 선수들에게 나타나는 만두귀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또 안면 비대칭도 있다.
만약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밀항설, 사망설 등이 진실이 아니라면, 황주연은 어딘가에서 사람들과 섞여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