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다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밀양에 거주 중인 어느 시민의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밀양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생각이 많네요"라는 제목으로 남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부산에서 초·중·고를 나와 대학과 직장생활은 쭉 서울에서 했다. 몇 해 전부터 직장 때문에 밀양에 살고 있다. 기러기는 아닌 것 같아 아내와 아이들도 함께 (밀양에서) 살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재조명된 밀양 성폭행 사건 때문에 마음이 답답하고,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자신을 보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먹먹하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출장 갔다가 KTX 타고 밀양역에서 내리는데 기차 안 사람들이 다 저만 쳐다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또 "아이들 학교 이름도 다 밀양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대학 가거나 사회생활 할 때 '밀양' 이름만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밀양시장은 대체 뭐 하는지 아무런 대응이 없다"며 "차라리 철저하게 가해자 신상이 까발려지고 죗값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해당 글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얼른 이사 가라. 밀양에서 아이들 교육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더 나쁜 이미지가 굳어질 것 같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시는 것 같다" 등이었다.
밀양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밀양시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성범죄의 도시라 이제 못 가겠다', '대한민국 대표 성범죄의 도시' 등의 글이다. SNS에서도 밀양시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밀양 주민들 역시 밀양이 '성폭행의 도시'라는 오명을 쓸까 봐 걱정하고 있다.
밀양시청 게시판에는 "부디 밀양 지역과 범죄 사건을 따로 봐주시기를 바란다", "밀양 사람들도 똑같이 그 사건을 비판한다. 제발 범죄의 도시로 간주하지 말아달라", "밀양시의 불명예를 씻기 원합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밀양시는 부시장 주재로 현 상황에 대해 회의를 열어 대책 방안을 논의했으며 시장 명의로 된 공식 입장문을 발표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10 총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안병구 밀양시장 역시 부시장 주재 대책 회의 내용을 전달받고 "크게 유감이다"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은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경남경찰청은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버 A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장 2건과 진정서 13건 등 총 15건이 접수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