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2월 이도현 군(사망 당시 12세)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해당 차량 제조사 측이 "운전자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에 나섰다.
사고 차량 제조사는 KG모빌리티(이하 KGM)는 10일 이 사고 이후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KGM 측은 "불의의 사고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을 유가족(원고)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것을 우려해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법원에서 상세히 소명해 왔다"면서도 "지난 5월 원고 측 재연 시험 결과 발표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KGM은 △4월 진행된 공식 주행 시험 방법이 사고 당시 모습과 상이한 점 △KG모빌리티가 제안한 추가 주행 시험 결과에선 국과수 사고 보고서와 유사한 분석이 나온 점 등을 지적하면서 △원고들이 추가 시행한 5월 사적 감정엔 객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주장했다.
KGM은 지난 4월 19일 진행된 '공식 재연 시험'에 대해 "해당 시험은 운전자가 모든 주행 구간(약 35초 주행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100% 밟았음을 전제로 진행됐으나, (그 근거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100% 밟았음을 기록한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기록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KGM은 "원고 측은 시험에서 시속 110㎞에서 5초 동안 100%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시험 차량이 보인 속도 증가 폭이 사건 차량 EDR 데이터의 속도 증가 폭보다 높았다는 이유로 사건 차량에 결함이 있었다거나,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사고 차량은 EDR 데이터가 기록되기 이전에 다른 차량을 추돌하는 등 큰 충격이 있었기 때문에 정상 차량과 동일한 수준으로 가속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KGM은 또 "사건 차량이 실제로 시속 110㎞로 주행한 구간은 오르막"이라며 "(그러나) 사고 장소와 전혀 다른 평지에 가까운 구간에서 시험이 이뤄져 관련 데이터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KGM은 또 당시 "주행 시험 결과로 확인된 변속 패턴으로 볼 때 (감정인은) 국과수의 사고조사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상기 설명과 같이 사고 당시 주행 데이터와 주행 시험 조건이 달랐다"며 "사고 차량은 선행 추돌사고로 정상 차량과 같이 볼 수 없는 상태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KGM은 "감정인에게 주행 시험시 도출됐던 일부 데이터 및 변속 패턴 해석 방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감정인이 주행 시험 결과와 사건 차량의 변속 패턴이 상이하다는 해석을 한 것"이라며 "이 부분은 보완 감정을 신청해 제대로 된 감정 결과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KGM은 "원고들이 시행한 주행 시험과 별개로 이 사건 사고 당시 조건에 따라 KGM이 제안한 추가 주행 시험에서 감정인은 국과수 사고조사보고서와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분석했다"고 밝혔다.
KGM은 지난달 27일 이뤄진 운전자 측의 '사적 감정'에 대해서도 "긴급 제동 보조장치(AEB) 작동 재연 시험을 했지만, 법원을 통하지 않은 사적 감정은 객관성이 담보된 증거 방법이라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KGM은 "(원고 측은) 사고 차량이 다른 차량 추돌 전 전방 추돌 경고음이 울렸음에도 AEB가 작동하지 않은 게 차량 결함이라는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AEB는 운전자가 다른 차량을 추돌할 당시 가속 페달을 60% 이상 밟았기 때문에 미리 설계된 AEB 작동 해제 조건에 따라 작동하지 않은 채 경고음만 울렸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KGM 측 주장에 대해 운전자(원고) 측 소송대리인인 법률사무소 나루의 하종선 변호사는 "제조사 측은 4월 19일 실시된 공식 감정의 본질을 왜곡하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제조사 측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12월 6일 강원 강릉시 홍제동의 한 도로에서 60대 A 씨가 몰던 소형 SUV(티볼리)가 배수로로 추락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동승자이자 A 씨 손자인 도현 군이 숨졌고, A 씨 또한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를 두고 운전자 측은 해당 사고가 '급발진'으로 일어난 것이라며 제조사를 상대로 7억 6000만 원 규모의 민사소송을 제기, 현재 재판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윤왕근 기자 ·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