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을 운영하며 15년간 신도에게 14억 원을 뜯어낸 6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29일 청주지법 영동지원(신윤주 부장판사)은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충남 공주에서 법당을 운영한 A씨는 2006년부터 15년간 총 139회에 걸쳐 60대 신도 B씨로부터 약 14억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승려의 신분을 알 수있는 승적도 없었던 A씨는 자신을 '살아있는 부처'라고 칭하며 B씨에게 "돈을 갖고 있으면 다 없어질 것이니 나에게 맡겨라.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들이 죽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도청에 취직시켜 주겠다거나 대전 소재 상가를 분양받게 해준다며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위험에 대한 예방조치 등을 얘기했을 뿐, 거짓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종교 행위로서 허용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며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윤주 부장판사는 "가족 신변과 관련된 불행을 계속 고지하며 다른 사람들과 연락하지 못하게 하는 등 피해자를 완전히 고립시켜 판단력을 상실하게 만든 것으로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에게 언급한 학력, 대학교수, 종단에 소속된 승려 등의 경력도 모두 사실이 아니고, 상가를 분양받게 해준다는 등의 약속도 이행한 적 없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신이 한 일은 다 피해자가 잘되게 하려는 것이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진정 어린 반성이나 참회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강조하며 "다행히 피해자가 다른 사람 도움으로 빠져나왔으나 여전히 우울감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