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오물 풍선 테러를 비롯해 연쇄 도발에 나선 북한에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30일 군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방안을 고려 중이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 준비와 태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8일부터 풍선에 담배꽁초, 퇴비, 폐건전지, 폐 천 조각 등 각종 오염물질을 담아 남한으로 띄워 보내는 테러를 자행했다.
풍선 1개당 들어간 적재물의 무게는 10kg이었다. 지난 28일~29일 이틀 동안 남한에서 발견된 오물 풍선은 모두 260여 개다.
지난 30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의 이러한 행위는 군사작전"이라며 "남남갈등을 유도해 우리 민간 단체의 풍선 부양을 차단하려는 정치적 목적의 저급하고 치졸하면서도 반인륜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이번 행위는 정전협정에 해당한다고 강조하면서 상황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과 드론 침투 등 직접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예비역 군인 모임인 재향군인회(향군) 또한 31일 성명을 내고 "북한이 우리 대한민국 영토로 오물 풍선을 날려 보낸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촉구했다.
향군은 "유엔사가 이에 대해 즉각 정전협정 및 국제법 위반이라고 발표했는데 우리 군은 즉각, 강력히 대응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제대로 대응해 추가 도발 의지를 분쇄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정부와 군 당국에서는 정보기관과 협의를 통해 범정부 차원에 맞대응 일환으로 대북 감시정찰 목적이 아닌 심리전 성격의 드론(UAV) 도입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드론작전사령부령에 따르면 드론 전력을 활용한 전략·작전적 수준의 감시와 정찰 임무에 더해 타격은 물론 전자기전, 심리전도 가능하다.
군 당국의 심리전 드론 조기 도입 의지에는 군 통수권자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초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감시·정찰과 심리전, 전자전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하는 합동 드론부대를 창설하라'고 직접 지시할 만큼 국방 드론의 활용 강화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