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술을 마시고 자신의 차량을 몰다가 반대편 도로에 있는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트로트 가수 김호중.
그는 17시간 뒤 경찰에 출석해 음주 측정을 받고, 음성(혈중알코올농도 0.03% 미만)이 나왔다. 이를 토대로 '음주 운전' 사실을 숨기다 열흘 뒤 돌연 시인했다.
당시 김호중 측은 뒤늦게 범행을 인정한 것에 대해 "양심에 기초해 더 이상 거짓으로 국민을 화나게 해선 안된다는 마음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대전에서도 김호중과 비슷한 수법으로 음주운전을 시인한 사례가 나왔다.
27일 대전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입건된 50대 남성 A씨가 최근 진행된 피의자 조사에서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일 오전 2시께 대전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 야외주차장에서 본인 소유의 소나타를 몰다가 주차된 차량 7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다행히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A씨와 동승자는 사고 직후 차량을 버려둔 채 현장을 벗어난 뒤 잠적했다.
경찰은 차량분석을 통해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그러나 A씨는 핸드폰을 꺼놓고 있다가 이틀 뒤인 2일 오후에야 경찰서에 자진 출석했다.
A씨는 당초 음주운전 의심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음주 측정을 해 의미있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A씨 역시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사고 전 다수의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으며 식당 내부 폐쇄회로(CC)TV에서도 술을 마시는 장면을 포착해 이를 구체적인 증거로 제시했다.
또한 경찰은 동석자 참고인 조사, 이동 동선 상 CCTV 분석 등을 통해 추가 증거확보에 주력했다.
이에 A씨는 뒤늦게 "맥주 500㏄ 2잔을 마셨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A씨가 사고 전 마신 정확한 음주량과 동승자에 대한 추가 조사 등을 마친 뒤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