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서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학급 분리 조치 처분이 내려졌음에도 2차 가해가 계속돼 분리 조치 의미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SBS에 따르면 지난 3월 중학생 A군은 입학 나흘 만에 같은 반 친구 B군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망막을 다치는 등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실명 위기까지 갈 뻔했다.
A군 측 주장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11월 아산으로 이사한 뒤 친분이 없던 B군으로부터 SNS를 통해 욕설이 섞은 협박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같은 중학교, 같은 반에 배정된 뒤 B군의 괴롭힘은 더욱 노골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결국 입학 일주일도 안 돼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폭력심의위원회는 심의 결과 B군에게 강제 전학 아래 단계인 학급 교체 처분과 접근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정당방위 등을 한 A군에게는 서면 사과 처분이 내려졌다.
B군은 결과적으로 A군 바로 옆 반으로 학급이 교체됐다. 이후에도 A군은 교내에서 B군과 계속 마주치며 2차 가해를 당해야 했다.
A군의 어머니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 왼쪽 반, 오른쪽 반에 다 가해자가 지금 있는 상태다. 반에 찾아와서 자극하고 어깨도 치고 욕한다"고 전했다.
A군 측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심의위원들이 학폭 사건에 대해 미리 인지하지 않은 채 심의가 진행되고, 위원들이 사안에 맞지 않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며, 가해 학부모는 사과도 하지 않았는데 피해 학부모인 자신이 사과를 거부했다는 내용이 회의록에 적혀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폭력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분리가 안 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만큼, 피해 학생 입장에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지난해 7월 대전에서 발생한 여고 동급생 살인사건에서도 숨진 피해 학생이 학교 폭력을 저지른 가해 학생의 전학을 요구했지만 학폭위에서 학급을 분리하는 조치에 그쳐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