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310만 명을 보유한 인기 코미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측이 한 영상에서 신중하지 않은 발언으로 뭇매를 맞자 사과했다. 사과문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진정성이 있다' 및 '직접 영상을 통해 다시 하길 바란다' 등의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의 피식대학 측은 19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5월 11일 피식대학 유튜브 채널에 올린 '메이드인 경상도, 경북 영양편'과 관련해 사과드린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는 사과문을 뒤늦게 올리게 된 이유부터 밝혔다. 신속한 사과가 중요했음에도 충분한 반성이 동반되지 않은 사과문은 진심이 부족하게 전달될까 우려돼 숙고 끝에 게재하게 됐다고 했다.
피식대학 측은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메이드 인 경상도'는 이용주의 지역 정체성을 소재로 한 코미디 콘텐츠로, 이용주 본인이 부산 사람이라고 주장함에 반해 실제 경상도인과의 대면에서 보이는 어수룩함과 위화감을 코미디로 풀어내는 게 기획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상도 여러 지역의 문물을 경험하는 내용이 추가되며 자연스럽게 지역 홍보를 포함하게 됐지만 "해당 지역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력에 대해 깊게 숙고하지 못했다"고 했다.
피식대학 측은 "지역의 명소가 많음에도 한적한 지역이라는 콘셉트를 강조해 촬영했으나, 이에 따라 콘텐츠적인 재미를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표현들을 사용했고 특히 해당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솔한 표현을 사용했다"며 "'중국 같다' '특색이 없다' '똥물이네' '할머니 맛' 등 지적해 주신 모든 언급 사항에 대해,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로 시청자분들께 여과 없이 전달됐고 이 부분 변명의 여지 없이 모든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콘텐츠에서 언급된 제과점과 백반식당의 두 사장들에게도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고도 했다. 이들은 무례한 언행과 배려 없는 맛 평가에 대해 사죄했다며 "두 사장님 모두 지금은 피해가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추후 발생할 피해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영양군민과 해당 지역 공직자 및 한전 측에도 사과하며 "추후 어떤 형태로든 저희의 잘못을 바로잡을 방법을 찾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코미디 채널로서 저희를 바라봐 주시고 재미있게 시청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께 불쾌함과 실망감을 전달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금번의 일을 계기로 코미디언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좋은 코미디를 만들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피식대학의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전했다.
피식대학 측은 논란이 된 영양군 편은 사과문 게재와 함께 비공개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영상의 발언은 멤버들이 한 제과점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한 "할머니가 해준 맛" "젊은 애들이 햄버거를 먹고 싶은데 이걸로 대신하는 것"이었다. 다른 백반 식당에서는 "이것만 매일 먹으면 햄버거가 얼마나 맛있을까"라고 문제 발언을 이어갔다. 또한 "내가 공무원인데 여기 발령받으면, 여기까지만 (말)할게", "위에서 볼 때는 강이 예뻤는데 밑에 내려오니까 똥물이다" 등의 발언도 논란이 됐다. 피식대학 측은 영상에서 상호명 편집도 없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피식대학 측은 사과를 두고 많은 누리꾼들은 "현재 상황 분석, 대처까지 담긴 진정성 있는 사과문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적지 않은 누리꾼들은 사과문을 뒤늦게 올리 부분을 다시 한 번 지적하며 "영상에 직접 나와서 사과하길 바란다" 등의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피식대학은 코미디언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로 '피식쇼' '05학번이즈히어' '메이드 인 경상도' '나락퀴즈쇼' '오사카안가본사람들TV' 등 다양한 코너를 운영 중이다.
(뉴스1) 안은재 기자 · ahneunjae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