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친아버지에게 머리를 맞았다는 신혼 4개월 차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진 30대 중반 여성 A씨에 따르면 아버지가 안 계신 남편은 장인·장모와 잘 지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반면 A씨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가 많다.
A씨는 어떤 상처가 있었는지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매일 같이 생각나는 어릴 적 생각에 10년째 우울증과 불안증 약을 먹고 있다고 한다. 심리 상담도 5년 동안 받고 있는 중이다.
아버지와는 여전히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어릴 때 받았던 상처들이 불쑥 생각나 아버지를 피하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조금씩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무엇보다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어 하는 남편에게도 화목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남편은 A씨와 장인의 관계 회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아버지 역시 A씨와 잘 지내고 싶어 했다.
지난 15일 부처님 오신 날에도 모처럼 가족들이 모두 시간이 맞아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이날 뜻하지 않은 일이 터지고 말았다.
A씨에 따르면 이날따라 아버지의 잔소리가 심했다. 차를 타고 식당으로 이동하는 20분 동안 아버지는 A씨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잔소리의 주된 내용은 '시댁 어른들에게도 안부 인사 많이 해라. 잘 찾아뵈라. 안 그러면 부모 욕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잔소리는 밥을 먹는 중에도 계속됐다. 짜증이 난 A씨는 "저도 알겠어요. 잘할 테니까 먹을 때는 좀 그만하세요"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뻗어 A씨의 머리를 두어 번 내려쳤다.
머리를 맞은 A씨는 소리를 질렀고, 아버지 역시 "아빠가 말하면 '네' 할 것이지 왜 짜증을 내냐"며 화를 냈다.
이 상황에서 A씨의 눈은 남편에게로 향했다. 아버지에게 맞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창피했다고 한다.
A씨는 "가족끼리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라 '부끄럽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 남편과 함께 곧장 집으로 갔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는 그 자리에 아버지와 함께 남은 어머니가 마음에 걸렸다. 어머니는 A씨가 받은 상처를 잘 알면서도 '아빠는 불쌍한 사람이다'며 아버지 옆을 꿋꿋하게 지켜왔다.
A씨는 그런 엄마가 또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이럴 때면 엄마가 무슨 일을 당할까 걱정이 된다.
A씨는 "심리 상담받으면서 부모님이 아주 미웠다가 이제는 그냥 포기한 상태이고, 제 가정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이라 그렇게 지내왔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억울함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마음으로는 죽을 때까지 아버지를 보기 싫은 마음이다. 앞으로 보기 싫은 아버지를 보지 않고, 엄마는 또 어찌할지 혼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상처 많이 받았겠다", "다 큰 성인을 왜 때리는지", "너무 화나고 자존심 상했을 거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와도 당분간 왕래하지 말아라", "어머니도 어떻게 보면 방관자다", "낳기만 했다고 다 부모가 아니다" 등의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