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3일(월)

17살 아들 죽을 뻔했는데...병원 입원 기록 남을까봐 우울증 치료 못하게 한 아빠

인사이트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서로 무시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결혼 17년 차 한국-베트남 국제 부부의 사연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남편만 믿고 한국에 온 후 무시당하고 살아왔다는 베트남 아내와 도리어 자신이 무시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국인 남편이 출연했다.


베트남 국적의 아내는 남편의 다정함에 매료돼 번역기로 소통하는 어려움에도 연애 끝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는 윽박지르고 폭언을 내뱉는 등 완전히 바뀌어버린 남편의 모습에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남편은 자신을 비롯한 가족에게 지나치게 무관심한 아내 때문에 사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특히 두 사람은 단순히 부부만의 문제가 아닌, 우울증을 앓고 있는 17살 첫째 아들을 생각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날 오은영 박사는 거친 부부싸움 사이에 혼란스러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문제의 심각성을 꼬집었다.


아내는 일어나자마자 남편의 인사를 무시하고 베트남 지인과 영상 통화를 하기 바빴다.


남편은 "지금까지 아내와의 결혼 생활 동안 밥 먹고 가라는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라며 서러움을 토해냈다.


어죽 집에서 근무하는 아내는 "육아와 가정에 관심이 없다. 근무 후 귀가 하기 싫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심지어 아이들에게도 빈약한 식사를 차려주는 모습이었다. 이 모습에 MC 박지민은 "식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그러자 아내는 "과거 남편이 '이 집에서 살려면 생활비를 내!'라고 한 뒤 정이 떨어졌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17년 동안 4번 생활비를 줬으며 현재 남편의 월급이 얼마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잘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그는 과거 남편이 상의 없이 시어머니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고 다녔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이는 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저녁 식사를 했다.


다투는 엄마, 아빠 사이에서 눈치를 보다 겨우 밥을 먹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인사이트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남편은 자녀가 우울증과 대인 기피증이 있어 타인과 어울리지 못한다며 열일곱 살이지만, 함께 하기 위해 4년이라는 일상을 내려놓았다고 밝혔다.


아내는 과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격해진 아이가 걱정돼 입원 치료를 권했지만, 남편은 아이가 사회로 나왔을 때 병원 입원 기록이 걸림돌이 될까 반대했다.


남편은 병원에 입원시키는 것이 아이를 포기하는 거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오 박사는 "의료 기록은 회사와 관공서가 절대 열람할 수 없다"며 남편의 인식이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보호자의 판단이 아닌, 의사의 진단에 따라 입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사이트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아내는 또 아이의 우울증을 만드는 사람이 남편이라며 촬영 3일 전 녹취한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에 듣기 힘들 정도의 폭언이 가득하자 MC들은 입을 가리며 경악했다.


MC 문세윤은 "아이들이 가장 상처를 많이 받을 것 같다"며 걱정했다.


오 박사는 "아이들이 충동적인 행동을 일삼는 이유는 남편의 언어적 폭력이 무섭고 억울하다고 느껴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남편에게 아내의 잘못된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직접 베트남을 찾아 아내의 부모님을 뵙고 존중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면서 심적으로 힘들어 보였던 자녀에게 어려움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부부가 노력하면 충분히 호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송된다.


네이버 TV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