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도움을 요청하기도 쉽지 않고 개입하기도 힘들어 매우 위험하다.
오랫동안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가정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정폭력을 일삼던 한 50대 가장의 비참한 최후가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3월 유품정리업체 천국양행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것으로 50대 남성의 고독사 현장이 담겼다.
숨진 남성은 1970년생(당시 54세)으로 이웃 주민이 악취가 난다고 신고하면서 숨진 뒤 4일 만에 발견됐다.
홀로 살고 있었던 그의 유품에서는 그가 생전 가족들과 어떻게 지내왔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직원들이 현장에 방문했을 때 현관에는 매트리스가 깔려 있었다.
매트리스를 들치자 엉켜 눌어붙은 혈흔이 가득했고, 집 안은 엉망인 상태였다. 침실은 온갖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책상에 놓인 서류를 보니 최근 생활고를 겪은 듯했다. 용접기능사 자격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관련 직업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책상에는 가족들이 그에게 보낸 편지도 있었다.
2006년, 어린 딸이 꾹꾹 눌러쓴 편지는 아빠의 생일을 축하하는 내용이었다.
편지에서 딸은 "요즘 일이 바쁘고 많이 힘드시죠"라며 동요 '아빠 힘내세요'를 적어 보냈다.
"아빠, 피곤하실 때는 쉬어가면서 해요. 건강하시고 항상 스마일"이라며 어린 딸은 아빠를 걱정했다.
그런데 하단에 적힌 문구가 눈에 띄었다.
"때리는 것은 안 되옵니다. 그리고 셋이서 같이 살고 싶어요"라는 내용이었다.
고인의 가정 폭력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은 아내의 축하 편지에서도 발견됐다.
축하 메시지와 함께 아내는 "우리 가정에만 잘하길 바라요. 손찌검은 절대 No. 자기는 술만 조금 줄이고 손찌검과 가정적인 것만 바뀌면 아주 좋은 남자인데"라고 적었다.
딸은 아빠의 답장을 바라며 답장 용지까지 보냈지만, 답장은 백지상태로 남았다.
이후 17년 동안 가족이 어떻게 지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고인은 오랫동안 혼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들은 딸은 아버지의 시신 인수를 거부했다고 한다.
업체는 "17년 전 어린 딸과 아내의 바람대로 살았다면 고인의 마지막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갈림길에서 놓쳐버린 기회가 안타까운 고독사 현장이었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나주영 부산대학교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발표한 '법의부검 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고독사에 관한 고찰' 논문에 따르면 2017년~2021년 시행한 664건의 법의부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664건 중 128건이 고독사로 확인됐다.
128건 중 남성은 108명(84.4%), 여성은 20명(15.6%)으로 남성이 월등히 많았다.
사망자가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사유를 분석한 결과 건강 문제로 인한 단절이 61명(55.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경제 문제로 인한 단절 31명(27.9%), 가정 문제로 인한 단절 19명(17.1%) 순이었다.
가정 문제로 인한 단절의 경우 가정폭력에 의한 단절이 7명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