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취한 듯한 외국인을 보자 여자친구를 시켜 마약을 얻어오라고 했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연인의 안면을 마구 폭행한 20대 남성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9일 부산일보는 부산 부산진경찰서가 여자친구의 얼굴을 폭행한 혐의(상해)로 2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여자친구의 생일을 맞아 함께 부산진구의 한 클럽을 찾은 A씨는 마약에 취한 듯 보이는 외국인 남성을 발견했고 여자친구에게 "저 외국인 남성을 꾀어서 약을 얻어와"라고 지시했다.
A씨의 여자친구는 이를 거절하려 했으나, 평소 두사람 사이에 존재하던 '갑을관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외국인에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춤을 추는 시늉을 하며 외국인에게 다가간 여자친구가 '안되겠다'고 말하며 자리로 돌아오자 A씨는 "외국인이랑 키스 해도 좋다"며 외국인에게 접근할 것을 4차례나 더 요구했다.
외국인 남성이 '동성애자'로 추정된다는 여자친구의 말에는 직접 다가가 말을 걸었다가 "여자 좋아한다니까 약 받아오라"며 추태를 부리기까지 했다.
외국인에게 재차 접근했다가 돌아온 직후 A씨는 돌연 여자친구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A씨의 여자친구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이후 찾은 병원에서 '왼쪽 안와골 복합골절과 관골 및 상악골 골절, 비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안구 운동에 제한이 생겼고 추가 함몰이 발생할 수 있는 상태가 된 A씨의 여자친구는 두 차례의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한편 전국적으로 연인사이 발생하는 '교제 폭력'이 늘어가는 추세다.
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에서 발생한 교제 폭력 신고는 2021년 3144건, 2022년 4347건, 지난해 4580건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경찰청이 집계한 전국 신고도 2021년 5만 7305건, 2022년 7만 790건, 지난해 7만7150건으로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교제 폭력'에 대한 실질적인 예방책을 내놓아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