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0대 청소년들의 잔혹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성년자 성폭행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가 파면당한 미국 판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21년, 미국의 한 졸업식 뒤풀이 파티장에서 당시 16살인 여학생 카메론 본이 의식을 잃은 뒤 드류 클린턴이란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클린턴은 본은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기소됐고, 그해 10월 3개 혐의 가운데 1개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성폭행 가해자 드류 클린턴 / YouTube 'NBC News'

미국 일리노이 주법상 성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면 법원은 의무적으로 최하 징역 4년형을 선고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사건을 맡았던 일리노이 8지구 순회법원 로버트 에이드리언 판사는 선고를 앞두고 판결을 뒤집었다. 

당시 지역 매체인 '헤럴드-휘그'가 재판기록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판사는 "클린턴은 이미 5달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충분한 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클린턴이 4년 이상 교도소에서 썩지 않기 위해 공소기가 판결로 유죄판결 효력을 제거했다. 

로버트 에이드리언 전 판사 / YouTube 'NBC News'

에이드리언 판사는 "근본 문제는 아이들을 책임 있게 통솔하지 않은 부모와 지도교사들에게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담당 검사는 "40년 검사 경력에 이 같은 판결은 처음 본다"며 반발했고, 피해자는 신원을 공개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시 상황을 폭로하기도 했다. 

유죄를 무죄로 번복한 에이드리언 판사의 조치로 피해자 가족뿐만 아니라 성폭력 반대론자들이 격분했다. 

판사를 해임하라는 온라인 청원에는 모두 17만명이 지지선언을 했다. 

피해 소녀인 카메론 본 / YouTube 'NBC News'

결국 일리노이주 법원위원회는 2024년 2월 에이드리언 판사를 해임한 후 더 이상 판사직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아예 영구 제명했다. 

법원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검찰이 해당 사건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에이드리언의 주장은 '기만'이었다"고 했다. 

이어 "조사 결과 에이드리언은 자신이 믿는 정의감을 만족시키기 위해 형법의 충실한 적용을 거부, 사법부의 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함으로써 판사로서의 지위를 남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