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골프 리조트 플래티넘 CC 대표이자 명품 편집숍 시에스타 대표 전재준 역을, tvN '눈물의 여왕'에서 월가 애널리스트 출신 M&A 전문가 윤은성 역을 맡은 배우 박성훈.
극 중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엘리트 역을 자주 맡았지만 그가 실제 살아온 삶은 달랐다.
지난 1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박성훈이 게스트로 출연해 15년 연기 인생과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고백했다.
박성훈은 "저는 사실 넉넉한 집안에서 자라지 못했다. IMF 이후 힘들었던 집안 중 하나였다. 아버지가 은행에 다니시다가 IMF 때 퇴직을 하셨다"며 "고등학교 때 엄청 가난해지면서 차비 말고는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친구들이 햄버거를 먹는 동안 홀로 계단에 앉아 기다린 적도 있으며 군 복무 시절 휴가를 나가는 것 조차 눈치를 보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박성훈의 "엄마아빠 밥에다가 물 말아서 김치만 먹고 있다. 네가 휴가 나오면 5천 원이라도 줘야 될 것 같은데 절대 줄 돈이 없다"며 휴가를 말렸다고 한다.
이에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다는 박성훈. 그는 극단 생활을 하면서 1년에 5만원을 벌었다고 전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박성훈은 "룸메이트랑 7년 정도 '기생충'에 나오는 송강호 선배님 집 같은 곳에서 살았다"며 "보증금도 누나한테 빌려서 다달이 갚으면서 살았었다. 장마철만 되면 싱크대가 역류해서 정강이까지 물이 찼다"고 말했다.
이렇게 힘든 생활을 하다 영화 '쌍화점'을 통해 스크린에 진출하게 됐다. 그는 "나는 한 번도 연기가 아닌 다른 걸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성훈아, 너는 한길만 파라'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각인이 됐던 것 같다. 빨리 자리 잡아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리고 싶어서 매체로 넘어오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질투의 화신', '육룡이 나르샤', '흑기사'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나뿐인 내 편'의 장고래는 박성훈을 세상에 알린 배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누구보다 기뻐해야 했을 이 시기, 박성훈에게 큰 시련이 닥쳤다고 한다. 박성훈은 "아버지의 번호로 연락이 와서 전화를 받으니 쓰러졌다고 하시더라. 그때 아버지가 신용카드를 배달하는 일을 하셨다. 결국 그때 이후로 반신을 못 쓰게 되셨는데 그렇게 강인해 보였던 아버지가 누구보다 약해진 모습을 보니 마주하기가 힘들더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병원에선 환자 분들이 다 일찍 주무시지 않나. 미니시리즈는 시간 때문에 보기 어려워 재방송으로 봐야 하는데 주말드라마는 다른 환자 분들과 실시간으로 같이 보니까 '내 아들이 저기 나온다'며 뿌듯해하셨다"고 훈훈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부모님에게 매달 용돈을 드릴 수 있게 된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는 박성훈. 그는 부모님에게 따뜻한 편지를 남겼다.
"항상 걱정거리였던 막내아들이 요즘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는 배우가 돼서 '유 퀴즈'까지 출연하게 됐다. 항상 늘 허약하고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아들을 이렇게 잘 키워 주셔서 감사드리고, 덕분에 한 가지 목표만 보면서 달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