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단 한 번도 우울·불안·통증 느껴본 적 없는 70대 할머니에게서 발견된 '돌연변이 유전자'

인사이트CBS


우울감, 불안함, 두려움 그리고 통증까지도 느끼지 않고 상처 회복 능력도 남들보다 뛰어난 놀라운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


히어로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닌 실존 인물이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국인 여성 조 카메론(Jo Cameron, 76)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카메론 할머니는 지난해 영국 BBC를 통해 세상에 소개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스코틀랜드 인버네스 인근 화이트브리지에 사는 카메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전자 돌연변이를 2개나 가지고 있다.


그녀는 이 유전적 변이 덕에 통증이나 두려움도 거의 느끼지 않고 뛰어난 상처 회복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약 10년간의 연구 끝에 이 유전자 돌연변이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냈다.


2013년, 당시 65세였던 카메론은 우연한 계기로 자신이 유전자 돌연변이를 지니고 있어 남들보다 통증역치가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카메론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관절염으로 손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때 마취과 의사와 얘기를 나눴는데 매우 고통스러운 수술이 될 것이며, 수술 이후에도 아마 큰 통증이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녀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대답했다고 한다.


카메론은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당황스러움을 느끼지 못했으며, 출산을 할 때도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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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카메론은 수술 후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마취과 의사는 그녀에게 "어떻게 진통제를 전혀 복용하지 않고 이런 통증을 견딜 수 있냐"라면서 매우 놀라워했다고 한다.


당시 마취 담당의였던 데빗 스리바스타바 박사(Dr. Devjit Srivastava)는 카메론이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옥스퍼드 대학의 통증 유전학 전문가들에게 연락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카메론의 조직, 혈액 샘플 등을 수집한 후 그녀의 DNA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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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간의 연구 끝에 이들은 'FAAH-OUT'라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카메론이 통증과 스트레스, 두려움 등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이전까지만 해도 알려진 적이 없는 유전적 변이였다.


'FAAH-OUT'이 포함된 유전체는 기능을 알지 못해 그동안 쓸모없는 DNA 취급을 받아왔다.


그러나 현자 과학자들은 이 DNA가 불임과 노화, 질병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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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론의 DNA를 연구한 끝에 전문가들은 어떤 유전자가 통증에 무딘 것과 연관이 있는지, 어떤 유전자가 불안 및 우울감의 빠른 회복에 도움을 주는지, 어떤 유전자가 질병으로부터 빨리 회복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카메론은 고통, 기분, 기억과 관련된 FAAH 유전자의 발현을 거부하고 FAAH 유전자에서 생성되는 효소를 억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그녀는 FAAH 유전자 자체에도 돌연변이가 있어 남들보다 효소가 덜 활성화된다고 한다.


단백질 생성에 있어서 생물학적 촉매제 역할을 하는 효소는 보통 '행복 분자'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신경전달물질 '아난다미드'를 분해한다.


그런데 카메론의 경우 돌연변이로 인해 아난다미드도 제대로 분해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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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또 카메론이 지닌 돌연변이 2개가 무딘 통각을 넘어 상처 회복과도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카메론의 세포 회복력은 일반인보다 약 20~30% 더 빠르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연구팀은 "통각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강조했다. 통증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이에 카메론은 자주 오븐에 팔을 데지만,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살이 타는 냄새를 맡아야 알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후 통증을 완화시키고 상처의 치유를 가속화할 수 있는 새로운 진통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신경과학 학술지 '브레인(Brai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