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질환으로 등이 굽었던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약 4년 만에 다시 마라톤 대회에 참여했다.
지난 22일 유튜브 채널 '강원일보'에는 전날(21일) 강원도 삼척 엑스포 광장에서 열린 '제28회 삼척 황영조 국제마라톤대회'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이날 대회에서 이봉주가 '11342번' 번호를 달고 웃으며 달리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그는 2020년 원인 불명의 통증에 시달리다 '근육긴장 이상증'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으로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이 굳거나 몸이 뒤틀리는 증상을 앓았다.
또 목이 90도로 꺾이는 등 거동조차 어려웠던 이봉주는 2021년 6시간에 걸쳐 '척수지주막낭종' 제거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과 회복으로 긴 시간을 보낸 그는 이전보다 눈에 띄게 건강해진 모습으로 약 4년 만에 출발선에 섰다.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봉주는 출발선에서 150m가량만 달렸다. 이봉주의 곁은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 지켰다.
황 감독과 이봉주는 고등학교 시절 라이벌로 처음 만난 동갑내기이며 90년대부터 함께 선수 시절을 보낸 30년 지기 절친이다.
이날 이봉주는 42.195km를 달리지는 못했지만 그가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완주한 것 이상의 감동을 자아냈다.
밝은 미소를 보이며 달린 그는 마라톤이 끝난 뒤 "몸이 많이 좋아졌지만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며 "노력해서 5km, 10km 그 이상을 뛸 수 있게 몸을 만드는 게 최대 목표"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걱정해 주신 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보시다시피 몸이 많이 회복됐다"며 "100% 좋아진 건 아니고 60% 정도 회복했다. 더 회복해서 여러분과 뛰는 그날을 기대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 등을 하며 '불멸의 마라토너', '봉달이'등의 별명을 얻었다.
이봉주는 마라톤 한국 신기록을 3회 달성했으며 2시간 7분 20초의 기록은 23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