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만나기 위해 자전거로 약 600km를 달려온 80대 아버지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일본 고베신문은 효고현 고베시에서 도쿄까지 자전거 일주를 성공한 다니가미 마츠오(89)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던 다니가미씨에게는 아들이 한 명 있었다. 도쿄에 살고 있는 아들 나오야(61) 씨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등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다니가미씨는 '나도 힘든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1년 전부터 타기 시작한 전동 자전거를 떠올렸다.
이렇게 다니가미씨의 '자전거 일주'가 시작됐다. 지난달 17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고베시를 출발한 다니가미씨는 3일째 되는 날 딸 사유리의 집에 들러 이틀 간 머무른 뒤 다시 여정을 떠났다.
이때를 제외하고는 모두 여관과 호텔 등에서 잠을 자며 자전거에 몸을 실었다.
80대 노인에게 자전거 일주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비와 바람은 다니가미씨를 가장 힘들게 만들었다.
그는 비를 맞거나 강풍에 휩쓸려 20번 정도 넘어지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또한 돌에 다리를 맞아 한동안 움직이지 못한 날도 있으며 아침에 눈을 뜨자 하루 종일 귀가 들리지 않는 날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네비게이션이 아닌 20만분의 1 지도를 이정표 삼아 나아갔다고 한다.
빨간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도착지를 표시했고, 이를 잃어버린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9일을 달려 같은 달 25일, 아들 나오야가 사는 도쿄에 도착했다.
핸드폰 GPS로 아버지의 경로를 확인해오던 나오야는 손을 흔들며 아버지를 반겼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도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기념 촬영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전거 일주로 다니가미씨는 몸무게 4kg이 빠졌다고 한다. 그러나 다니가미씨는 "어려운 경험이었지만 아들에게 힘을 준 것 같아 기쁘다"며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아들 나오야는 "연세가 있으신 만큼 걱정이 컸지만, 다친 곳이 없어서 다행이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89세의 나이에 아들을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페달을 밟았을 아버지의 도전에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