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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초밥(스시)을 고르는 짧은 순간에도 최고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먹는 순서를 정교하게 조절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스시'라는 음식을 이용해 사람의 의사결정 과정을 보여주는 이 연구결과는 카이스트(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재승 교수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했다. 발표 약 한달여 만에 조회 수 8천500회를 넘어서고 해외 언론에 보도되는 등 주목받고 있다.
20일 이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20개의 초밥이 놓인 접시 앞에서 두 사람이 마주 앉아 가위바위보를 한 후 이긴 사람이 먹고 싶은 초밥을 먼저 선택하고, 진 사람이 그다음 초밥을 가져가도록 했다. 이런 과정을 7차례 되풀이한 뒤 실험이 끝났다고 말하고 초밥을 편하게 먹도록 했다. 그리고 총 148명의 실험 참가자들이 어떤 순서로 먹는지 몰래카메라로 촬영했다.
이 결과 좋아하는 걸 제일 먼저 먹는 사람이 40%, 맨 나중에 먹는 사람이 35%, 특별한 순서 없이 아무렇게나 먹는 사람이 25%로 각각 분류됐다.
흥미로운 건 여성의 경우 가장 좋아하는 초밥을 제일 먼저 먹는 경향이 45%로 매우 강했는데 이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변수는 형제의 수였고, 막내로 갈수록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반면 학력이나 수입 등은 이런 의사결정과 관련성이 없었다.
또 눈길을 끄는 건 좋아하는 초밥을 제일 먼저 먹은 사람들은 그다음 좋아하는 초밥을 2번째, 3번째로 먹는다는 점이었다. 이런 경향은 제일 좋아하는 초밥을 맨 마지막에 먹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처음 고른 초밥을 알면 75%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떤 순서대로 초밥을 먹을지 예측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정재승 교수는 "사람들은 점심때에 대화하며 식사를 하는 순간에도 어떤 초밥을 언제 먹을지 빠르면서도 정교하게 고민하면서 최고의 맛을 만끽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의사결정의 동역학' 분야가 학계로부터 새롭게 주목받게 된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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