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1월 08일(수)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지만"...제주 유명 식당이 '노키즈존'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제주의 한 유명 식당이 '노키즈존'을 운영할 수밖에 없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주의 한 식당이 노키즈존으로 바뀌게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속의 식당은 우럭 튀김 맛집으로 알려진 곳으로 2021년 5월 3일부터 노키즈존으로 운영되고 있다.


식당 측은 공지 사항을 통해 '부득이한 노베이비, 노키즈존 운영 사유'를 밝혔다. 식당 측이 설명하는 노키즈존 운영 사유는 총 6가지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먼저 "대표 메뉴인 우럭 정식은 생양파 양념이라 매울 수도 있다. 아이들 관점에서 매운 음식이라는 빨간 양념 비주얼에 부모님들이 '아이가 먹을 수 있도록 양파를 익혀서 소스를 다시 만들어달라'고 하신다"며 "양념은 미리 제조, 숙성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빨갛지 않도록 간장으로만 소스를 다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튀긴 생선 요리라서 잔가시까지 씹어 드실 수 있으나, 가끔 굵은 가시가 씹힐 경우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며 "아이가 먹어도 될 정도의 튀김을 강요하시고 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저희 몫"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매일 다른 국을 제공하는데, 일부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 간을 덜 세게, 덜 짜게, 덜 맵게 해달라고 요구한다"며 특히 "우리 애를 위한 레시피로 국을 다시 끓여달라"는 무리한 요구사항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부모들이 식당 측에 요청한 사항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식당 측은 "매일 바뀌는 8종류의 반찬들에 아이가 먹을 만한 반찬이 없으면 메뉴에도 없는 계란프라이, 계란말이, 조미김, 생김 등을 달라고 한다"며 "많은 요청에 조미김 등을 구비했으나 가게 운영상 무제한으로 제공돼야 하는 점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모들이 편한 식사를 위해 다른 손님들의 의견 존중 없이 키즈 채널을 고정할 것을 요구한다. 뜨거운 음식이 오가는 와중에도 아이들을 방치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외에도 식당 측은 노키즈존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많다고 고백했다. 


식당 측은 손자, 손녀를 두고 있고 아이를 좋아하는 입장으로서 향후 노키즈존을 언제 끝낼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렇게 요구사항 많은 부모는 애들을 위한 메뉴를 선택할 생각은 전혀 없다", "노키즈존은 노진상부모존의 완곡한 표현", "사장님 얼마나 힘드셨을까"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작년 보건복지부가 노키즈존을 운영 중인 사업주 20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키즈존 운영 사유로 '아동 안전사고 발생 시 사업주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해서'가 6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