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8일(월)

새끼 여우 놀랄까봐 엄마인 척 인형탈 쓰고 먹이 주는 동물센터 직원들 (영상)

인사이트

Facebook 'Richmond Wildlife Center'


미국의 한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여우 탈을 쓰고 새끼 여우를 돌보는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갓 태어난 새끼 여우 한 마리를 돌보기 위해 일부러 여우 탈을 쓴 것이라는데, 이 행동에는 감동적인 이유가 숨겨져 있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시의 리치먼드 야생동물구조센터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최근 구조한 새끼 여우의 인공 수유 장면을 공유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재활관리사가 붉은여우 탈을 쓰고 손에는 위생 장갑을 낀 채 새끼 여우에게 주사기 젖병을 물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인사이트Facebook 'Richmond Wildlife Center'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새끼 여우는 배가 고픈지 양발을 번쩍 들며 열심히 젖을 빠는 모습이다.


새끼 여우의 옆에는 털이 복슬복슬한 또 다른 여우 인형도 놓여 있었다.


센터는 야생동물의 '각인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탈을 쓰기 시작했다.


'각인 효과'란 새끼 동물이 어린 시절 경험한 학습이 평생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하는데, 알에서 부화한 새끼 거위가 어미 곁에서 크면 어미를 따르지만 사람과 함께 있으면 사람을 어미로 오인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인사이트Facebook 'Richmond Wildlife Center'


센터는 "여우가 야생 본능을 잃지 않고 나중엔 자연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면서 "먹이를 줄 때 사람의 얼굴을 보게 하지 않기 위해서 탈을 쓰게 됐다"고 했다. 센터 직원들은 여우 탈을 쓰고 먹이를 주며 사람 목소리에 익숙해지지 않게 말하는 것도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끼 여우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던 한 남성이 발견해 센터에 데려왔는데, 당시 태어난 지 24시간도 안 돼 탯줄이 붙은 상태였다. 몸무게는 80g에 불과했고 치아도 아직 나지 않았으며 눈도 뜨지 못한 상태였다고 한다.


센터 측은 현재 구조된 새끼 여우를 비슷한 나이대의 다른 여우들과 함께 보호하고 있다. 당국의 승인이 있을 경우 야생으로 풀어줄 예정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새끼 여우가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센터에 물품을 기부하고 있다.


YouTube 'WBNS 10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