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8일(월)

'K리그 득점왕' 여러번 하고도 국대 떨어졌던 '33세' 주민규...드디어 첫 태극마크

인사이트Instagram 'uhdfc_1983'


K리그1 울산HD의 간판 공격수 주민규가 34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태극마크의 한을 풀었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축구대표팀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주민규는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명단에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간 주민규가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한 것은 축구 팬들의 오랜 의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민규는 지난 세 시즌 간 무려 56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2021년, 2023년 두 차례나 '득점왕'에 등극했다.


인사이트Instagram 'uhdfc_1983'


지난 2022시즌에도 득점왕 조규성과 나란히 17골을 차지했지만 경기 수가 더 많아 아쉽게 타이틀을 놓쳤다. 주민규는 세 시즌 연속 'K리그 베스트11' 공격수에 꼽히기도 했다. 


사실상 K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공격수임을 매년 증명한 셈이다. 그러나 태극마크와는 유독 연이 닿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에 이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은 주민규를 소집하지 않았다. 최전방 자리는 늘 유럽파 공격수들의 몫이었다.


조규성, 황의조, 오현규 등 유럽파 공격수들이 성적 부진을 겪을 때도 주민규에게는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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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황의조가 사생활 논란으로 차출이 어려워지자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주민규의 대체 발탁이 주목받았으나 그는 처절하게 외면당했다.


당시 주민규는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해 직접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언급할 만큼 태극마크에 대한 한을 품고 있었다.


이후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후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로 접어들면서 주민규의 발탁 여부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쏟아졌다.


실제로 황선홍 감독이 울산HD의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직관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민규의 국가대표 발탁에 힘이 실렸다. 그의 꿈은 마침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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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은 공격수 포지션에 조규성과 함께 주민규를 선택했다.


이와 관련해 황 감독은 "여러 가지 발탁 요소들이 있지만 득점력은 또 다른 영역이라 생각한다"며 "최근 3년간 리그에서 5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전무하다. 주민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183㎝ 83㎏의 단단한 체격을 갖춘 주민규는 포스트 플레이에 능하고 발기술까지 좋은 공격수로 꼽힌다. 


이제는 직접 증명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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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어렵게 기회를 얻은 만큼 풍부한 경험과 노련함을 바탕으로 국가대표 간판 공격수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주민규는 오늘(11일) 33세 333일에 국가대표팀에 선발됨으로써 한국 축구대표팀 사상 가장 늦은 나이에 처음 A대표팀에 발탁된 기록을 세우게 됐다. 


기존 최고령 기록은 지난 2008년 10월 허정무 대표팀 감독 시절에 송정현(당시 전남 드래곤즈)이 가지고 있다. 그는 32세 131일에 발탁됐다.


주민규는 "정말 기쁘다"면서도 "오늘 소식과 무관하게 내일 경기를 잘 치르겠다. 소감은 전북 전이 끝나고 하겠다"며 침착한 모습으로 첫 발탁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