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에 수직으로 머리를 내밀었다가 사라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귀신고래'는 최대 몸길이 약 16m로 다른 고래종에 비해 몸집이 작다. 최대 수명은 약 70년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1962년, 1977년 두 차례 정도 목격됐으나 자취를 감췄고 대서양에서도 '남획'으로 인해 멸종이라 여겨졌다.
그런데 200여 년 만에 대서양에서 귀신고래가 모습을 드러내 놀라움을 주고 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CNN 등 외신은 5일 전 미국 메사추세츠주 낸터킷 해안으로부터 약 50㎞ 떨어진 깊은 바다에서 귀신고래가 헤엄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귀신고래를 발견한 뉴 잉글랜드 수족관 측은 녀석이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개체와 같다고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뉴 잉글랜드 수족관은 플로리다에서 귀신고래로 추정되는 고래를 발견했다.
이후 항공팀을 파견해 해당 고래의 주변을 돌며 사진을 촬영했고, 이를 토대로 식별 작업을 거쳐 쇠고래, 회색고래로도 불리는 귀신고래로 결론 지었다.
뉴 잉글랜드 수족관 소속의 고래 전문가인 케이트 램멜(Kate Laemmle)은 "이 동물은 그곳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동물이었다"며 특정 구역에서 멸종했다고 알려졌던 사실을 강조했다.
이어 "귀신고래는 대서양에서 200년이 넘도록 멸종 상태였지만, 지난 15년 동안 지중해 등지에서는 5차례 정도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서양에 귀신고래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 좋은 징조라고 볼 수만은 없다. 이는 기후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앤더슨 캐벗 해양생물센터의 과학자인 올라 오브라이언(Orla O'Brien)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캐나다 북극해를 거쳐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북서항로에는 최근 몇 년 간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았다.
이에 평소라면 얼음에 막혀 다닐 수 없던 바닷길이 새로 생기면서 일부 귀신고래들이 헤엄쳐 드나든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