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가 전날(4일) 기준 누적관객수 624만1195명을 끌어모으며 흥행하며 올해 첫 천만영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 인기를 입증하듯 영화 팬들은 영화 '파묘'에 숨겨진 '이스터에그'에도 집중하고 있다.
영화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물이다.
※ 이 다음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묘의 주인은 친일파 박근현. 그 아래에는 일본 요괴가 첩장되어 있다.
일본 제국 시대에 조선의 땅에 쇠말뚝을 박아 정기를 끊는 의식을 치르려는 '여우 음양사' 무라야마 준지(기순애)가 시체 속에 불타는 일본도를 넣어 주술적 의미의 '쇠말뚝'을 위도 38.3417°, 경도 128.3189°, 즉 한반도의 중심에 박아 넣은 것이다.
이를 두고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는 핵심 대사가 여러번 나온다.
본격적으로 '항일 코드'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곱씹게 된다.
최민식이 맡은 풍수사의 이름은 상덕이다. 이는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던 김상덕과 연결된다. 김상덕은 해방 이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서 친일파 청산에 앞장섰으며 1990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 받았다.
유해진이 맡은 장의사의 이름은 영근. 대한제국의 군인이자 개화파 정치인인 고영근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명성황후 암살 사건에 가담한 조선인 출신 제3대대장 우범선을 암살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고은이 맡은 무당 화림 역시 독립운동가 이화림을 떠오르게 한다. 이화림은 14세의 나이로 3·1 운동에 참여했으며, 일제강점기 조선의용대 여자복무단 부대장을 역임했다. 한인 애국단에 들어가 이봉창, 윤봉길 등과 활동했다.
극중 김고은의 제자이자 이도현이 연기한 무당의 이름은 윤봉길이다. 윤봉길은 25세의 짧은 생을 조국광복에 바친 홍커우공원 투탄의거 독립운동가다.
주목할 점은 윤봉길이 홍커우공원 거사를 치를 때 이화림과 부부로 위장하여 함께 활동했다.
김선영이 연기한 무당 광심 역시 광복군에서 활동한 오광심, 김지안이 연기한 무당 자혜는 신채호의 부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박자혜다.
극중 등장하는 보국사 역시 뜻깊다. 나라를 지키는 절, 보국사를 창건한 스님의 법명은 원봉이다. 김원봉은 일제강점기 의열단장을 역임했다.
이와 관련해 장재현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외세에 당한 역사와 그 잔재가 곪아 지금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며 "그걸 '파묘' 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우리 과거의 아픈 상처와 두려움 같은 걸 뽑아버리고 싶었다"고 밝혔다.